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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강·온파 통합정부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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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강·온파 통합정부 합의

입력
2011.04.2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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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양분하고 있는 온건 파타당과 무장정파 하마스가 과도 통합정부 구성에 전격 합의했다. 2007년 이후 각각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를 대표하는 양대 조직이 통합을 결정함에 따라 대(對)미국ㆍ이스라엘 관계는 물론, 중동지역 역학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 등 외신들은 27일(현지시간) 파타와 하마스 대표단이 연내에 총선 및 자치정부 수반선거 실시 등을 골자로 하는 단일정부 구성안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협상은 이집트 중재로 2주 동안 카이로에서 진행됐으며, 양 측은 각 정파의 군대를 아랍국 감독 아래 단일 부대로 개편하는 방안에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잠 알아흐메드 파타 측 협상대표는 "우리는 포괄적 합의에 도달했으며, 8개월 안에 치러질 선거의 이행 여부는 아랍연맹(AL)이 감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하르 알누누 하마스 대변인도 "다음주 중 합의안 조인식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집트 정부가 마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과 칼레드 메샬 하마스 지도자, 팔레스타인 정파 대표들을 조인식에 초청했다"고 밝혔다.

수년째 협상과 결렬을 반복하다 전격적으로 단행된 이번 합의는 연초부터 아랍권을 뒤흔들고 있는 반정부 민주화 시위 물결과 무관치 않다. 특히 팔레스타인과 이웃한 이집트가 2월 무바라크 독재정권을 몰아내면서 분단 종식을 열망하는 팔레스타인 민중의 목소리가 한층 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집트 시민혁명 이후 젊은층이 끊임없이 제기해 온 통합 요구가 두 정파의 지도부를 각성시켰다"고 평가했다. 이번 합의는 당장 9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승인받겠다는 자치정부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은 통합계획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는 하마스를 무장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하마스가 2006년 총선에서 승리했을 때에도 합법 정부로 인정하지 않았다. 또 이스라엘군은 이달 초 가자지구 인근의 스쿨버스 피격에 대한 보복으로 하마스 장악지역 여러 곳에 폭격을 단행하는 등 양 측의 무력공방이 끊이지 않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평화를 놓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양쪽 모두와의 평화는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양 측의 합의는 최근 파타당을 중심으로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서둘러 온 미국의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토미 비에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미국은 평화 증진을 전제로 한 팔레스타인 통합에는 찬성한다. 하지만 하마스는 민간인을 겨냥하는 테러단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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