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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 후폭풍/ 중진도 소장파도 "변화·개조" 벌집 쑤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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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 후폭풍/ 중진도 소장파도 "변화·개조" 벌집 쑤신 듯

입력
2011.04.2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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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참패 후폭풍이 한나라당을 뒤덮었다. 28일 당내에서는 중진과 소장파 의원들을 가리지 않고 당정청의 전면 개편, 쇄신론이 분출했다. 말 그대로 패닉 상태를 노출했다.

중진급 의원들부터 여권 전체의 근원적 변화 목소리를 쏟아냈다.

차기 대선주자 중 한명인 정몽준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은 그동안 현실에 안주해서 민심을 제대로 몰랐다"며 "창당에 준하는 혁신으로 국민 사랑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관리형 지도체제로는 안되고 한나라당의 미래를 이끌 리더들이 전면에 나서 당을 책임지고 끌고 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선출 당직과 대선주자 분리'를 규정한 당헌∙당규 개정을 포함해 전면 쇄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하려면 선출직 당직에서 대선 1년 6개월 전에 사퇴해야 한다'고 규정한 당헌∙당규를 바꿔 대선주자들이 당 대표로 나설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다. 이에 대한 동조론도 있어 공론화 여부가 주목된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이 제2의 6ㆍ29 선언을 해야 한다"며 "당정청의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이 없으면 내년 총선 패배는 물론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이제 우리 모두 죽을 때가 왔다'는 격한 제목의 글에서 "대통령도 바뀌어야 한다. 일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며 "정치가 비뚤어지고, 누가 2인자인양 호가호위 해도 제어가 안 되고, 대통령 권위와 체면이 구겨지고 있어도 처삼촌 묘 벌초하듯 한다"고 비판했다. 친이계 실세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레임덕(권력누수)은 필연이며 오늘부터 시작됐다. 불가피하다면 인정하고 들어가야 한다"고도 했다.

소장파 의원들의 주장은 더 강력했다. 초선 모임인 '민본21'은 이날 긴급모임을 갖고 ▦근본적인 당 쇄신과 국정운영 방식의 변화 ▦당청 관계의 재정립 ▦원내대표 선출 연기 및 의원 연찬회 소집 등을 요구했다. 김성식 의원은 "청와대가 호루라기를 불면 다 될 수 있다는 호루라기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쇄신 발언이 쏟아졌다. 25명의 의원이 발언했다. 박준선 의원은 "열린우리당 집권 말기 현상이란 말을 들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남경필 의원은 "40대까지도 한나라당 지지층이 옅어진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윤성 의원은 "청와대 참모들이 너무 소통하지 않는다"고 했고, 조전혁 의원은 "대기업 관련 정책을 내부 논의 없이 즉흥적으로 말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을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아침 최고위원들간 비공개 티타임에서 안상수 대표와 정두언 최고위원은 원내대표 경선 연기 문제 등을 놓고 서로 다투면서 "발목을 잡느냐" "누가 발목을 잡았느냐" 등의 격한 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재보선 패배 후유증이 얼마나 큰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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