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축제의 계절이다. 신록이 푸르름을 더해가는 오월, 봄 잔치 마당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온 산자락을 붉게 태우는 철쭉을 필두로 곳곳에서 꽃축제가 펼쳐지고, 너른 들판에선 초록이 넘실대며 푸른 봄날을 노래한다. 가정의 달 오월을 맞아 어디로 갈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봄 축제가 펼쳐지는 곳들을 안내한다.
합천 황매산 철쭉(5 8~22)
합천 황매산은 철쭉 명산이다. 탁 트인 고원에 철쭉이 무리지어 피어난다. 철쭉 군락지인 정상 바로 아래는 과거 목장이 있던 곳으로 구릉진 초원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황량한 겨울을 이겨낸 초목과 붉은 꽃의 조화가 끝없이 펼쳐진 산상화원이다. 잘 정비된 도로 덕분에 산 정상까지 자동차로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차에서 내리면 바로 철쭉 군락지가 펼쳐지기 때문에 아이들 또는 노부모를 동반한 가족 산행 코스로 제격이다.
남원 지리산 바래봉 철쭉제(428~523)
산정에 주로 피어나는 철쭉은 6월 초까지도 볼 수 있다. 지리산 바래봉 철쭉은 해발 500m에서부터 시차를 두고 피기 시작해 정상까지 번져간다. 한 달 여 장관을 이룬다. 운봉 축산기술연구소 뒤 목초지대가 가장 밀집한 철쭉 군락지이다. 1970년대 초 바래봉에 면양 목장을 조성하면서 먹성 좋은 면양이 대부분의 식물을 먹어 치웠는데, 잎에 독성이 있는 철쭉만은 건드리지 못해 산등성이에 철쭉만 무성하게 덮이게 되었다고 한다.
청송 주왕산 수달래축제(5 7,8)
기묘한 산세의 주왕산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주왕산의 봄꽃 수달래가 주방천을 따라 흐드러질 태세다. 수달래는 진달래과에 속하지만, 진달래꽃보다 빛깔이 짙고 꽃잎 한 장 한 장에 검붉은 반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방천 맑은 물에 분홍 수달래 꽃잎을 띄워 보내고, 계곡에서 열리는 숲속 음악회를 즐기며, 주왕산의 운치에 빠져보자. 주왕산 인근엔 유명한 달기 약수가 있다.
김제 지평선 보리축제(5 7~9)
툭 트인 지평선은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여행 테마다. 지평선의 땅 김제에서 청보리 축제가 열린다. 서해안고속도로 서김제IC에서 내려 만경읍을 지나 만나는 진봉면 들녘. 초록빛 바다를 가로질러 내닫는 기분이 상쾌하다. 넘실대는 초록보리를 휘감아 불어오는 봄바람도 시원하다. 진봉 들녘은 규모가 1,400ha로 여의도 면적의 1.6배에 이른다. 가을이면 황금물결이 펼쳐질 광활한 평야가 5월엔 초록빛 바다로 넘실댄다. 보리축제는 보리의 성장, 보리 놀이, 추억, 체험 등을 주제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 보리 체험의 모든 것을 담아낸다.
보성다향제(5 4~8)
5월 보성을 찾으면 초록의 차밭과 핑크빛 철쭉이 발산하는 ‘2색 향취’에 흠뻑 젖을 수 있다. 보성의 싱그러운 차밭에서는 이 무렵 연중 가장 좋은 품질의 차를 수확한다. 일림산 초암산 등 보성의 산야에서는 화사한 철쭉이 산정을 향해 불타오른다. 차밭이 밀집한 봇재 부근에서 장관을 이루는 차밭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녹차밭 산책은 해뜨기 전후가 가장 좋다. 안개 속에 잠긴 고즈넉한 차밭을 거닐면 초록의 싱그러움에 저절로 젖어든다. 5일간의 축제 기간 다양한 체험 이벤트가 펼쳐진다. 차 만들기와 찻잎 따기, 햇차 무료시음, 다례시연, 녹차음식 만들기 등 다양한 차 문화 행사가 이어진다.
구리한강공원 유채꽃축제(5 5~8)
구리한강시민공원엔 40만㎡ 규모의 유채꽃단지가 조성돼 있다. 가을엔 코스모스가 하늘거리는 이곳은 수도권 주민들에게 인기 있는 나들이 명소다. 5월 초가 되면 유채꽃이 절정을 이루는데, 제주도나 가야 볼 수 있을 것 같은 노란 물결의 평원이 장관을 이룬다. 5일부터 8일까지‘나비와 꽃, 사람이 어우러진 축제’를 주제로 구리한강 유채꽃 축제가 열린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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