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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원천기술 개발로 미래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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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원천기술 개발로 미래를 잡는다

입력
2011.04.2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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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거실에 있던 A씨가 음성명령으로 TV를 켜자 발코니 유리창 한 부분이 자동으로 어두워지면서 화면이 뜬다. 브라운관 역할을 하는 유리창은 태양전지로 만들었다. TV에 쓰이는 전기는 이 유리로 통과되는 태양광에서 나온다.

오후 3시, 중견기업 품질관리 책임자인 B씨는 전기차에 올랐다. 출장 중인 B씨는 운전석 유리창에 표시되는 서류들을 챙겨본다. 운전은 자동안전운항장치가 대신한다. 오늘 하루 1,000㎞를 달려야 하지만 연료 걱정은 없다. 수소연료전지를 쓰는 데다 놀랄 만큼 가볍고 단단한 강판으로 만든 차라 연비가 높기 때문이다.

오후 5시, 수업을 마치고 도서관에 온 대학생 C양은 자켓 안 주머니에 작게 말아둔 전자종이를 꺼내 펼친 뒤 선글라스를 썼다. 지난 수업 때 교수님이 말한 자료를 보기 위해서다. C양은 선글라스를 통해 3차원으로 전자종이에 펼쳐지는 각종 그래프와 데이터 보며 필요한 이미지를 그때그때 저장한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 앞에 펼쳐질 일상이다.

지식경제부가 첨단소재산업의 기반구축을 위해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을 통해 2007년부터 진행해온 소재원천기술 개발사업이 지난 21일 1단계 사업을 마치고 2단계 상용화 준비에 들어갔다.

소재산업은 부품 및 완제품의 성능ㆍ품질ㆍ가격 경쟁력을 좌우하는 근간이자,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고도의 기술 산업이다. 개발하기까지 엄청난 투자와 시간이 소요되지만 개발에 성공만 하면 세계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인텔은 모든 PC에 자사 칩을 넣는다는 전략으로 완제품 PC보다는 중앙처리장치(CPU)에 집중, 세계 CPU 시장의 80%를 장악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LG전자의 LCD도 이와 유사한 사례들로 볼 수 있다. 선진국들이 앞다퉈 국가 차원에서 신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이유다.

1단계 사업을 통해 원천기술 개발을 마친 강판과 관련, 두께를 절반으로 줄이면서도 강도를 2배 이상 높인 ‘기가급 고강도화 기술’은 자동차 조선 건축물 등 적용 범위가 넓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300도 이하의 저온에서 구워내는 ‘무소결 3차원 집적 세라믹스 기술’은 소형 제품에 고밀도의 부품을 내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 유리에 코팅이 가능할 정도로 가볍고 유연성이 좋은 유기 태양전지 소재를 만드는 정밀중합기술, 태양전지가 인쇄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인쇄소자 관련 제어기술 등이 모두 1단계 사업의 성과물들이다.

지경부와 KEIT는 “조만간 1단계 사업에 이어 소재원천기술 개발 참여 희망기업 선정, 상용화를 위한 2단계 연구과제를 선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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