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에서는 4ㆍ27 재보선 결과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그 동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자'임을 자임해 왔던 유 대표가 노 전 대통령의 고향에서 예상 밖의 패배를 당했기 때문이다. 이에 유 대표는 28일 대부분의 일정을 취소하고 자숙 행보에 들어갔다.
유 대표는 이날 오전 김해 창원터널 앞을 찾았다. 지난 한달 동안 매일같이 선거운동을 했던 곳에서 이봉수 후보와 함께 낙선 인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그는 예정된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당초 유 대표는 주요 당직자들과 함께 봉하마을을 방문, 노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할 계획이었다. 대신 유 대표는 당 차원이 아닌 개인 일정으로 이백만 대변인, 김영대 비서실장과 함께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유 대표는 권 여사로부터 "차 한잔 하고 가시라"는 연락을 받았지만 "뵐 면목도 없고 마음을 추스른 뒤 찾아 뵙겠다"며 사양했다. 유 대표는 이날 서울로 올라와 당분간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자신의 거취와 당의 진로를 고민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의 행보는 경기 성남 분당을에서 승리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대비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 경쟁에서 1위를 달리던 유 대표가 암초를 만나면서 손 대표에게 역전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참여당의 숙원인 원내 진입에 실패함으로써 내년 총선과 대선에 앞서 진행될 야권연대 협상에서 참여당과 유 대표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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