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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라, 에너지 블루오션] <2부> (4) 태양을 향해 쏴라(태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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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라, 에너지 블루오션] <2부> (4) 태양을 향해 쏴라(태양광)

입력
2011.04.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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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없이 쏟아지는 황금알' 햇빛을 잡아라… 태양 정조준

"전기가 잘 통하는 페이스트(은 성분이 들어간 반죽)가 새로 나왔다던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적용시켜 보면 어떨까요."

"새로운 페이스트를 사용하면 생산량이 줄어들 수도 있을 텐데 괜찮을까요?"

"제조 공정의 일부를 다시 조정한다면 충분히 생산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27일 경북 구미의 LG전자 1공장 내 태양광 전극 인쇄공정 파트. 태양광을 효율적인 전기에너지로 바꿔 놓으려는 두 엔지니어(최용훈 차장, 강동훈 대리)의 대화 속엔 긴장감이 흘렀다.

태양빛을 받아서 생성시킨 전기의 신속한 이동을 위해서는 은 성분이 필요한데, 은 성분이 들어간 전극의 형성 과정을 개선하는 연구는 그렇게 무르익어 갔다.

이 곳은 LG그룹이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추진 중인 태양광 사업에서 태양전지 부문을 맡고 있는LG전자의 핵심 기지다.

태양광 발전은 반도체 공법으로 제작된 태양전지를 이용해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원리로 이뤄진다. 태양전지는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결정체(잉곳)와 원판(웨이퍼)으로 가공, 하나의 작은 셀로 만들고 이를 여러 개로 붙여 제작한 모듈이다.

이 날 찾은 LG전자 구미 사업장의 생산라인은 24시간 풀가동과 함께 시간당 가로1m, 세로1.6m 크기의 태양전지 모듈을 시간당 수 천장씩 쉴 새 없이 쏟아냈다.

공장 안내를 맡은 이현주 LG전자 사원은 "지난해 1월부터 태양전지를 유럽 지역에 공급하고 있다"며 "현재는 바이어들의 지속적인 공급 요청으로 올 연말 공급물량까지 모두 예약이 끝난 상태"라고 전했다.

LG전자 구미 1공장은 이 같은 상황을 감안, 현재 120메가와트(㎿)인 생산규모를 올 연말까지 330MW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LG전자 태양광 사업부가 불과 1년 만에 매출을 2배 이상으로 책정하는 등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현재의 안정적 기반을 확보하기까지엔 적지 않은 어려움도 뒤따랐다. 태양광 시장을 처음으로 개척하는 데다, 대부분 관련 장비도 해외 제품이다 보니 설치에서부터 운영까지 쉽지 않았다.

"우리와 다른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해외 장비 업체 관리자들이 우리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더라고요. 그들은 적당히 시간 보내고 쉬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조금만 기분 나쁘면 일도 안 하죠. 같이 족구도 하면서 어르고 달래면서 비위도 많이 맞췄습니다(웃음)." 조관식 LG전자 에어컨디셔닝&에너지솔루션(AE)사업본부 솔라사업팀장은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당초 6개월로 예정됐던 초기 사업 준비 기간을 2개월로 단축, 2009년 6월 본격 가동한 태양광 사업 초반의 기억을 이렇게 더듬었다.

여기에다 걸음마 단계인 내수 시장은 국내 태양광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도 걸림돌이었다. 조 팀장은 "안방에서도 검증 받지 못한 제품을 해외에서 판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게 바이어들의 첫 반응이었다"며 "수도 없이 많은 설득을 해야 했고, 수출 계약 체결도 그 만큼 힘들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 대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한 만큼, LG전자는 올해를 태양광 사업 확장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제품 특성상 수명이 20년 이상인 점을 감안해 완벽한 사후 관리에도 만전을 가할 방침이다.

조 팀장은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향후, 하이엔드 제품 비중을 높여 나가겠다"며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 보다 2배 가량 높은 4,000억원대로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LG를 포함해 현재 국내 태양광 사업은 주로 대기업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특히, 원가경쟁력 확보와 함께 해외 선두 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에서부터 잉곳과 웨이퍼, 태양전지(셀), 셀을 여러 개 붙여 놓은 모듈, 발전시스템, 유지 보수 등 전체 태양광 사업 과정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형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LG그룹에선 LG화학이 폴리실리콘 부분을, LG실트론은 잉곳ㆍ웨이퍼, LG전자는 태양전지ㆍ모듈, LG CNS는 시공, LG솔라에너지가 운영 등을 맡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올 2월 삼성정밀화학에서 미국 폴리실리콘 및 웨이퍼 생산 기업인 MEMC와 합작 법인을 설립키로 합의, 수직계열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삼성은 2020년까지 총 6조원을 투입, 삼성정밀화학(폴리실리콘)과 삼성코닝정밀소재(잉곳ㆍ페이퍼), 삼성전자(전지ㆍ모듈), 삼성물산 및 에버랜드(시공ㆍ운영) 등의 형태로 태양광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화그룹도 태양광 사업 수직계열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화케미칼(폴리실리콘)과 한화솔라원(잉곳ㆍ페이퍼ㆍ태양전지ㆍ모듈), 한화솔라에너지(시공ㆍ운영)가 각각 세부 사업에 참여한다는 내용의 중장기 계획을 마련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수직계열화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범 현대계열인 KCC와 함께 세운 KAM에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최근 KCC에선 1.6GW급 잉곳ㆍ웨이퍼공장 건설계획도 발표했다. 이외, 태양전지와 모듈, 시스템, 발전 부분은 현대중공업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다.

대기업들의 잇따른 태양광 사업 진출로 관련 매출 또한 크게 증가하고 있는 양상이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에 따르면 2007년 4,400억원에 머물렀던 국내 태양광 제조업 분야의 매출 실적은 2009년 2조3,765억원에 이어 올해는 10조4,265억원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구미=허재경기자 ricky@hk.co.kr

■ 태양열에도 눈 돌려라

태양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 방법에는 태양광 발전만 있는 것이 아니다. 태양광과 함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것이 바로 태양열 발전이다.

태양열 발전은 말 그대로 태양의 열기를 한 곳에 모아 물과 같은 용매를 끓인 뒤 이 때 나온 증기로 발전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발전 장치는 크게 집열부와 축열부로 나뉜다. 집열부는 태양으로부터 오는 에너지를 모으고 열로 변환하는 장치. 일반적으로 빛을 투과하는 유리나 플라스틱 등의 투명 외부층이 빛을 잘 흡수하는 검은색의 내부구성물을 둘러싸고 있는 형태다. 빛이 투명 외부층 속으로 들어오면 검은색 내부에 부딪혀 적외선으로 바뀌면서 내부가 점점 더 뜨거워지는데 이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한다. 축열부는 이 에너지를 저장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무공해 청정에너지원으로 무제한적으로 존재하는 태양에너지를 거의 그대로 이용해 에너지를 만든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유지보수비가 저렴하다는 점, 낮에 열을 저장했다가 밤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 해수담수화 등 다른 산업과의 연계가 쉽다는 점 등도 빼놓을 수 없다. 기술 개발로 발전단가도 계속 낮아져 최근에는 50㎿ 이상 대규모 시설투자가 이뤄질 경우 발전단가가 다른 신재생에너지와 경쟁할 수 있을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양열발전은 1980년대 중반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에 354MW규모의 상용발전소가 건설되면서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2009년 현재 세계적으로 560MW규모의 태양열발전소가 운영되고 있다. 미국과 스페인이 이 분야의 절대 강자이며 독일, 호주 등도 부지런히 실용화 공정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초기 설치비용이 많이 들고, 일사량이 부족해지는 장마철이나 겨울에는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면적이 적어 활용할 수 있는 태양에너지의 양도 큰 나라들에 비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여기에 최근 들어 태양광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태양광의 에너지 생산 및 사용 비용이 더 저렴해져 태양열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은 상태다. 대성그룹이 최초의 타워형 대형 태양열발전소를 짓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별 다른 움직임이 없다. 지식경제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태양열 사업을 진행중인 국내업체 수도 23개로 97개인 태양광 사업 업체보다 크게 적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태양열 역시 발전 가능성이 높고 해외시장 개척 여지가 크기 때문에 기업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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