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는 27일 성남 분당을과 강원지사 선거에서 패배하자 깊은 정적으로 빠져들었다.
안상수 대표와 원희룡 사무총장 등 당직자들은 오후9시 개표가 시작되자 속속 개표상황실에 모였지만 초반부터 빅3지역에서 모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더욱 무거운 침묵만이 감돌았다.
오후8시 YTN의 출구조사결과 분당을에서 강재섭 후보가 민주당 손학규 후보에게 10%포인트 가량 뒤질 때부터 당내 분위기는 처음부터 가라 앉은 채로 출발했다. 먼저 상황실에 나와있던 김무성 원내대표, 나경원 최고위원 등은 "아직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도 당혹스런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다 개표가 진행되면서 전패 위기감이 감돌면서 당직자들은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안 대표는 "아직 모른다.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 뒤 일어섰지만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는 못했다.
하지만 밤10시께부터 경남 김해을에서 김태호 후보가 역전에 성공하자, 온통 어둡기만 하던 당내 분위기가 조금은 바뀌었다. 이어 김 후보가 당선되자 "한석을 건졌으니 최악은 면했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청와대는 여당 패배에 당혹스런 분위기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인물, 미래, 젊음으로 요약된다"면서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국민 앞에 다시 한번 옷깃을 여미는 자세로 여권이 결속해 국정전반에 걸쳐 심기일전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관저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면서 참모진으로부터 보고를 받았으나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