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가 27일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를 방문해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을 만났다.
김 장관과 우 대표는 이 자리에서 6자회담 재개 방안과 남북대화,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대응, 북한 정세 등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 비핵화 회담→북미대화→6자회담'의 단계적 접근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우 대표는 26일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6자회담의 단계적 접근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
김 장관은 면담에서 "우리는 항상 중국 정부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주는 것을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우 대표는 "한국에 올 때마다 장관을 만나 한반도 정세에 대한 고견을 청취하는 기회를 갖게 돼 매우 기쁘다"고 답했다.
그러나 외교가의 관심사로 떠올랐던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우 대표의 이날 회동은 무산됐다.
정부 관계자는 "서로 일정이 많아 면담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은 데다 우 대표가 김성환 외교장관과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충분한 대화를 나눈 만큼 똑같은 대화를 다시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지난해 12월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문서 공개 파문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 외교문서에 따르면 천 수석이 외교부 제2차관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2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우 대표에 대해 "중국에서 가장 무능하고 오만한 관리이고 북한과 비핵화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의 만남이 현실적으로 불편하고 어색한 측면이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천 수석이 29일까지 서울에 체류하는 우 대표를 만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27일 면담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28, 29일 중으로 면담일정을 재조정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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