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의 큰손인 '여백팀'(여의도백화점팀)을 증권사로부터 불법적 거래편의를 제공받고 불공정거래를 해 10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했다. 이번 사건은 증시에서 그 동안 '우월한 참여자'들이 공공연히 누려온 '거래 특혜'의 위법성을 따져 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LW는 미래의 특정 시점에 개별 주식 등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옵션)를 갖는 증권이다. 1만 원짜리 주식 현물을 거래할 경우 3개월 후 주가가 1만3,000원이 됐다면 수익률은 30%다. 반면 해당 주식을 3개월 후에 현재 가격으로 살 수 있는(콜옵션) ELW를 1,000원에 샀다면 200%의 수익률을 올리게 되는 셈이다. 가격변동 제한도 없고, 변동세도 매우 급격한 '고위험 고수익 상품'이다. 최근엔 하루 거래대금이 약 1조5,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여백팀은 국내 ELW 시장에서 최고수 스캘퍼(초단타매매자)로 꼽히며 전체거래의 14%를 차지한 큰손이었다. 증권사로서는 이들이 월 4억원 규모의 수수료 수입을 올려주는 주요 고객이어서 각종 거래 특혜를 제공했던 것이다. 업계에서는 구속된 여백팀의 손모(40) 씨 등이 사적으로 2억원을 수수한 것에 대해 배임수ㆍ증재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거래 특혜는 관행이라며 불법이라는 검찰 주장을 수긍하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로 그 동안엔 증권사들이 주요 고객에게 버젓이 거래전용회선을 제공하고 거래절차를 생략해줘도 관행적 '프리미엄 고객서비스' 정도로 묵인돼왔다. 이번 수사는 일단 다른 투자자의 손해로 이어진 그런 관행의 적법성 여부를 파고 들었다는 점만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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