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연루 구속, 저축은행 부실감독 등 비난 집중되자
권혁세(사진) 금융감독원장이 27일 1,600여명 전 임직원에게 최근의 잇따른 기강 해이와 관련,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권 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 강당에 100여명 팀장 전원을 포함해 600여명 임직원을 소집시킨 뒤 ‘특별 정신교육’을 실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강당의 적정 수용인원이 500명이고, 외부 감사업무로 자리를 비운 직원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전 직원을 소집한 것인데 이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요컨대 5명의 전ㆍ현직 임직원이 검찰에 체포되고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직전 부당 인출을 막지 못하는 등 기강 해이 사태가 잇따르자 권 원장이 특단의 방법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권 원장은 “현 상황은 금감원 설립 이후 최대 위기로 이를 타개하려면 임직원들이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신뢰회복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조직ㆍ인사ㆍ윤리의식ㆍ업무관행 등 모든 부문에서 개혁이 필요하다”며 “새로 태어난다는 각오로 획기적 쇄신방안을 마련해 국민들에게 제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권 원장은 “직위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거나 업계와 유착할 경우 보직해임 등 강력히 인사 조치하고 권역별 이기주의 등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일 경우에도 인사상 불이익을 부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특히 권 원장이 ‘권역별 이기주의’를 거론한 것을 국ㆍ실장급 인사 방향과 연관 짓고 있다. 1999년 통합 금감원이 설립된 뒤에도 은행ㆍ자본시장ㆍ보험ㆍ비은행 등으로 구분돼 권역별 인사가 이뤄졌는데, 권 원장은 이 때문에 업계와의 유착이 강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곧 단행될 간부 인사에서는 권역구분 없는 승진 및 이동 명령이 쏟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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