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개원한 부산 부산진구 B의료재단 산하 ‘온 종합병원’이 건물 신축과정에서 미술품 설치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계약했던 예모(56)씨는 이 병원 병원장이 이사장으로 재임했던 B학교재단 산하 고교 현직 미술교사로 드러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예씨 등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2월15일 B의료재단과 ‘온 종합병원’ 건물 2층 로비 벽면에 미술 장식품을 제작ㆍ설치키로 하고, 1억3,72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으나 2,500만원만 받았을 뿐 잔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문화예술진흥법(제9조)에 따라 연면적 1만㎡ 이상 시설을 건축할 때는 건축비 100분의 1이하 범위에서 회화ㆍ조각ㆍ공예 등 미술장식을 설치해야 한다.
더구나 의료재단 측은 예씨로부터 통장과 도장을 받아 잔금을 입금한 것처럼 처리하기도 했다. 예씨가 취재진에 제출한 금융거래실적표에 따르면 B의료재단은 지난해 3월3일 오후5시께 예씨 명의의 통장에 세금을 제외한 잔금 1억 616만3,000원을 입금한 뒤 7분여 만에 바로 인출했다.
예씨는 “병원 측에서 입금 흔적을 남겨야 한다며 따로 통장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 통장과 도장을 전달한 적이 있다”며 “빨리 돈을 받지 못할 경우 억울하게 세금만 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예씨의 한 측근은 이 병원 병원장을 사기 혐의로 부산지검에 고소한 상태이며, 예씨는 의료재단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가 지난 22일 구두 합의 후 소를 취하했다. 예씨는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재단측이 잔액 지급을 약속해 믿고 기다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예씨에게 이해를 구하고 합의한 게 사실”이라고 해명했으나, 병원장은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강성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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