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연일 최저기온을 경신하는 등 혹독한 추위가 이어졌다. '바다가 얼었다'는 보도가 이어졌고 갯벌이 얼면서 겨울을 나는 어패류의 폐사율도 예년의 열 배를 넘었다. 강화도 인근 선재도의 갯벌에서는 조개류의 집단 폐사가 확인되기도 했다. 추위로 인한 이상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됐다.
27일 밤 10시에 방송되는 KBS1 '환경스페셜'에서 지난 겨울 기상이변이 휩쓸고 지나간 한반도의 갯벌을 관찰했다.
전남 벌교에서 2대째 꼬막 어장을 운영하고 있는 장진영씨는 지난 겨울 내내 갯벌과 바다를 누볐다. 겨울 동안 갯벌 속에서 자라 봄이 되면 수확기를 맞는 꼬막은 폐사율이 통상 5% 정도였는데, 지난 겨울엔 무려 80%에 달했다. 꼬막 어장 곳곳에 생장을 멈춘 채 썩기 시작한 꼬막이 넘쳐난다. 어민들은 10년 전 겨울 이후 가장 추운 날씨가 지속돼 갯벌 얕은 곳에서 구멍을 파고 겨울을 나는 꼬막의 생장이 멈췄다고 말한다.
전남 순천만 갯벌에 조성된 갈대숲은 겨울잠을 자는 칠게의 서식지다. 갯벌 주변 진흙이 퇴적돼 만들어진 이암은 비교적 쉽게 구멍을 뚫을 수 있어 갯벌 생물들에겐 좋은 월동지다. 제작진은 내시경 카메라를 이용해, 칠게의 생존 상태를 살폈다.
전남 장흥의 갯벌은 겨울 생명활동이 가장 왕성하게 벌어지는 곳이다. 갯벌 주변에서 자라는 잘피(해양식물)는 바다 생태계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한 겨울에도 자라서 바다 생물들에게 서식처를 제공하고 뿌리와 잎은 주변으로 모여드는 오염물을 끊임없이 정화한다. 어장 개척과 갯벌 매립으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잘피를 통해 갯벌에 닥친 위기와 갯벌 생태계의 가치를 동시에 조명한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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