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친구에 '상품권 외상 발급' 가짜 공문…대기업 직원이 65억 빼돌려

서울 서부경찰서는 26일 위조 문서로 수십억원 상당의 기프트 상품권을 발급받은 뒤 현금화해 빼돌린 대기업 계열사 직원 김모(46)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7~10월 외국계 기업 등의 명의로 “기프트 상품권을 외상으로 발급해 달라”는 가짜 공문을 만든 뒤 같은 기업 카드 계열사 직원 정모(46)씨에게 건네 65억원 상당의 기프트 상품권을 발급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와 고교 동창이자 대기업 입사 동기인 정씨는 가짜 공문을 토대로 김씨에게 기프트 상품권을 발급해 줬고, 김씨는 이를 명동 일대 상품권 판매소 등을 통해 현금화한 뒤 40억원가량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그러나 “김씨가 건넨 서류가 위조 문서인 줄 몰랐고 친한 사이에 그렇게 할 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현금화한 돈이 정씨에게 흘러들어간 정황이 없는 것으로 미뤄 범행을 공모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나머지 25억원의 행방에 대해 추궁하고 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