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작심한 듯 삼성, KT, 포스코, 신한은행 등 기업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강한 톤으로 지배구조문제를 비판했다. 곽 위원장은 "공적 연기금이 주주권 행사를 통해 대기업들의 거대 관료주의를 견제하고 시장의 취약한 공적 기능을 북돋울 촉진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수년 전부터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가 예견됐는데도 기존 휴대폰 시장에 안주해 결국 '아이폰 쇼크'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지분(5.0%)이 삼성생명(7.45%)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3.38%)보다도 많은데 안주하려는 경영진에 대한 견제를 제대로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신한금융지주 경영진 내분 사태 때도 국민연금이 2대주주이면서 재일동포 사외이사와 달리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곽 위원장은 또 "포스코, KT 등 오너십이 부족한 대기업도 방만한 사업 확장 등으로 주주 가치가 침해되고 국민경제에 역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공적 기능 회복을 위해서도 연기금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기업의 문어발 확장 문제를 해결하고 동반성장을 구현하려면 "정부의 직접 개입보다는 공적 연기금이 보유한 주주권 행사를 통해 접근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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