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시리아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리비아 사태에서와 같은 군사개입 논의로는 연결되지 않고 있어 개입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리아 군부 내에서 나타나고 있는 균열 조짐이 현재로서는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토미 비에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폭력적 진압행위는 용인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시리아에 대한 광범위한 제재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현 정권 핵심인사 등을 대상으로 한 제재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앞서 2004년부터 이미 시리아에 경제제재를 가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개인을 대상으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아사드 대통령 일가와 정권 실세 등의 미국 내 자산 동결, 여행 제한, 상업거래 제한 등이 제재안에 포함될 전망이다. NYT는 “아사드 대통령 등 시리아 정권 실세들의 재산 대부분이 유럽이나 레바논에 있다”고 전해, 미 측의 추가 제재는 유럽연합(EU) 차원의 제재를 이끌어내기 위한 계기를 마련하려는 조치로도 해석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사국인 영국과 프랑스, 독일, 포르투갈 등 유럽 4개국도 이날 시리아 정부의 유혈진압 규탄을 안보리 회원국에 요청했다. 안보리는 이들 국가가 마련한 성명 초안을 바탕으로 26일 시리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금껏 내정간섭을 이유로 아랍권 민주화 시위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온 중국과 러시아는 시리아 규탄 성명이나 결의안에 찬성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이런 가운데 반정부시위 유혈진압을 둘러싸고 시리아 군 내부에서 균열이 일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목된다.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이날 남부 다라 시위 진압에 투입된 한 군인이 민간인에 대한 총격을 거부하다 총살당하는 등 군부 내부에서 명령 불복종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 방송도 압도 코드르 텔라위 장군 등 최근 군장성 4명이 잇따라 사망한 것은 “반정부 무장 세력들에게 살해됐다”는 관영 SANA통신의 보도와 달리 진압 명령 거부에 따른 제거 차원이라고 전했다. CSM은 “진압명령 수위가 높아질수록 군부 균열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군부 균열은 40년 넘게 세습독재를 이어온 아사드 정권의 존립 기반을 흔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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