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달러가 너무 부담스러웠던 것인가. 중국이 지난달로 3조달러(3,300조원)를 넘어선 외환보유액을 놓고 투자 다변화에 골몰하고 있다.
최근 2년 새 외환보유고가 무려 1조달러가 늘어난 중국은 자원투자와 해외기업 인수를 주로 하는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에 조만간 1,000억~2,000억달러의 신규 자금을 공급, 에너지와 희귀금속 등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새로운 투자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 2007년 설립된 CIC는 출범초기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과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등에 투자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로 투자 가치가 급감하는 쓴맛을 봐야 했지만 실패를 거치며 운용 노하우와 전문성이 확연히 제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정부가 CIC 외에 또 다른 국부펀드 성격의 중앙은행 산하 투자펀드를 설립, 더 적극적인 해외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중궈 찡찌왕(中國經濟網)은 25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정부가 에너지와 귀금속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제2의 국부펀드를 설립하고 위안화 출자로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펀드를 만들어 환율안정 효과까지 얻는 두 마리 토끼잡기에 나설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CIC에 자금확충이냐 제2의 국부펀드 설립이냐를 놓고 정부 내에서 한창 저울질을 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현재 외환보유액의 3분의 2만 가지고도 우리나라 상장기업 주식과 채권(2,000조원) 모두를 살 수 있는 중국은 최근 스페인과 아일랜드, 포르투갈, 그리스 등 재정위기에 처한 유럽국가들의 국채투자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또한 천연자원ㆍ원자재ㆍ석유시장은 물론 미국 등 해외부동산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급증하는 것은 ‘세계의 공장’으로 벌어들이는 막대한 무역 흑자 외에 ‘세계의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중국에 대한 막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와 핫머니 때문이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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