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등 세계최고 수준 제작능력 미래 에너지·車 산업 주도 기회로
LG화학 등 세계 최고 수준 배터리 제작 능력 현대ㆍ기아차 실용형 전기차 내년께 양산
현재 연료전지보다 더욱 각광받는 것은 2차전지다. 2차전지는 과거 노트북 등에 사용하던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용량화해 하이브리드차량, 전기차에 응용한 것으로 보면 된다. 2차전지는 세계 화학업체와 자동차 업체가 사활을 걸고 개발, 양산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이기 때문. 일부에서는 2차전지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차량, 가정용 전원 충전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가 전체 자동차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15년 7%, 2020년 17%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미 미국과 일본은 전기차 시대를 열었다. 미국의 GM과 일본의 닛산은 각각 양산형 전기차 볼트와 리프를 미국 시장에서 시판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도 내년 초 전기차 양산에 뛰어든다. GM과 닛산에 비해 1년 이상 늦은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선보인 현대차의 양산형 전기차 블루온은 만만치 않은 성능으로 잠재력을 과시했다. 블루온은 SK에너지의 리륨이온폴리머 배터리를 탑재, 최고 속도 시속 130㎞, 최대 140㎞의 거리 주행이 가능하다. 후발 주자임에도 미쓰미시의 전기차 아이미브 보다 최대 운행 거리가 10㎞ 가량 길어 세계 자동차 업계를 긴장시켰다.
현대ㆍ기아차는 블루온을 바탕으로 내년께 경형 크로스오버튜틸리티차량(CUV)를 내놓고 본격적으로 세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다. 기아차에서 생산하는 이 전기차는 뒷좌석에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소형 미니밴을 지향한다. 실용성을 추구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ㆍ기아차는 내년 말까지 전기차 2,500대 정도를 생산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전기차의 미래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충전소 구축 등 관련 인프라가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분기 미국시장에서 GM의 볼트는 1,210대, 닛산의 리프는 452대 팔리는데 그쳤다. 당분간은 하이브리드차량이 현실적인 친환경차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하이브리드차량은 2차전지를 활용한 배터리와 내연 기관을 동시에 사용한다. 따라서 자동차와 화학 업계가 손을 잡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두 산업 부문이 고루 발달한 특징을 갖고 있어 전망이 밝은 것으로 평가된다. LG화학과 삼성SDI, SK에너지가 2차전지 부문에서 글로벌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데다 현대ㆍ기아차도 최근 글로벌 4~5위권의 업체로 도약했기 때문이다. 양 업종의 결합 사례로는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의 합작사 HL그린파워가 손꼽힌다. 지난해 출범한 이 회사는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아 이를 하이브리드차량과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팩으로 만든다. 2014년까지 40만대 생산을 생산할 계획. 현대ㆍ기아차는 이 곳에서 양산한 배터리를 사용해 쏘나타하이브리드, K5하이브리드를 곧 내놓을 계획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2차전지 분야는 화학과 자동차가 골고루 발전한 우리나라로서는 미래 에너지와 자동차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부의 시장 창출 의지, 업체간 이해 조정 능력이 앞으로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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