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무분별한 불법 채취로 국내 자생 식물 400여종 가운데 30%에 달하는 100여종이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하지만 이런 희귀식물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채택된 나고야 의정서가 내년 2월 발효되면 특정 국가와 지역에서 서식하는 생물종에 대해서는 값비싼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국내의 자생종을 보호하지 못할 경우 머지않아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말이다.
21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EBS '하나뿐인 지구'에서 무관심과 부주의로 위기에 놓이게 된 한반도 희귀식물의 현실과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자생종의 가치를 알린다.
난초 애호가들 사이에서 가장 유명한 꽃은 광릉요강꽃이다. 자생란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고 일컬어지지만 채취꾼의 등쌀에 멸종위기에 몰리고 있다. 이밖에 지네발란, 새우란, 개불알꽃, 수수꽃다리 등 산채꾼이나 관광객들에 의해 위기에 처한 야생화는 수없이 많다. 단속반에 따르면 이런 꽃들은 채취된 뒤 일부 화원이나 농원에서 증식을 거쳐 암시장으로 고가에 팔려나가고 있다.
시민단체 등은 꽃들을 지키기 위해 1년 내내 감시를 쉬지 않고, 사방팔방 철책으로 자생지를 둘러싸 보호와 관리를 하지만 이것도 쉽지는 않다. 해마다 이맘때면 시작되는 단속반 활동은 멋모르고 예뻐서 캤다는 등산객이나 주민들의 단순 범행 말고 '전문꾼'들의 무더기 불법 채취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하나뿐인 지구'에서 나고야 의정서 시대를 맞아 이러한 식물자원을 어떻게 보존하고 개발해나갈 수 있을지 그 방안도 함께 모색한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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