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간판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김태호PD의 종합편성(종편)채널 이적설이 20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으나 김PD의 이적설이 나오면서 MBC는 하루 종일 술렁였다. '황금어장'을 만든 여운혁 CP(책임프로듀서)의 중앙일보 종편 jTBC 이동이 확정된 데 이어 연타를 맞았기 때문. 종편사들이 출범을 앞두고 지상파 스타 PD들 영입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방송사들이 바짝 긴장해 집안 단속에 애쓰고 있다.
여운혁 CP는 이날 통화에서 "가는 건 맞지만 아직 사표도 내지 않았다"며 "소문이 돌면서 분위기가 험해져 사표를 빨리 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KBS 시트콤 '올드 미스 다이어리'를 연출한 김석윤 PD도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종편 합류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jTBC로부터 이직 제의를 받고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SBS 모 PD도 한때 종편 이적설이 나돌았다. 종편은 아니지만 KBS '개그콘서트'를 이끈 김석현 PD는 지난달 CJ E&M으로 자리를 옮겨 스타 PD들의 대이동에 불을 당겼다.
주철환 jTBC 방송제작본부장은 이날 김태호 PD의 이적설이 사실무근이라며 "요즘 최고인데, 우리로서는 환영이지만 MBC를 포기하고 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신생 종편이나 합병으로 몸집을 불린 CJ E&M이 지상파 제작 노하우와 인맥을 동시에 얻기 위한 방편으로 스타PD 영입을 서두르면서 이적료 등이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종편과 CJ E&M의 물량 공세가 만만치 않은 건 사실이다. 김석현 PD는 10억원 이상 받기로 했다는 게 정설. 방송가에서는 책임프로듀서는 10억원대, 연출급은 5억~7억원대의 계약금이 거론되고 있다.
한 지상파 PD는 "종편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제작환경이 기존 방송사보다 열악할 게 뻔한데 지상파 PD 지위를 포기하고 섣불리 움직이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이적 얘기가 나오는 PD들은 거의 책임프로듀서 이상의 간부급"이라고 말했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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