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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실천으로 이어져야 할 부활절의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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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실천으로 이어져야 할 부활절의 다짐

입력
2011.04.2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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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부활절은 많은 비기독교 신자들에게도 오랜만에 은혜와 축복의 느낌으로 다가들었을 것 같다. 교계 지도자들의 회개와 자성이 어느 때보다 더 진지하기 때문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부활대축일 미사에서 "우리시대의 불행은 하느님이 계셔야 할 자리를 돈과 재물이 차지한 결과"라며 "종교가 행복과 화해의 도구가 아니라 분열과 불행의 주체가 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을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는 조용기 원로목사가 무릎을 꿇었다. 물의를 빚은 '교회사유화 논란'에 사죄하며 눈물까지 흘리는 모습이 보도됐다. 이 교회에서 설교한 목사는 "교회가 세상에 걱정을 끼치고 있다"고 교회의 권력집단화, 교권 다툼, 물질화와 세속화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자성을 촉구했다. 다른 여러 대형교회에서도 같은 취지의 설교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비록 아직은 일부의 목소리일지라도, 변화의 모습이 나타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교계 지도자들의 메시지는 한국 교계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핵심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안으로는 추악한 돈과 물질 우선주의에 오염되고, 밖으로는 정치ㆍ사회적 갈등을 낳거나 키우는 주체가 돼가고 있는 모습이 그것이다. 한마디로 영적 구원의 책무를 저버린 세속화의 문제다. 청량한 영혼과 사랑의 실천으로 빛과 소금 역할을 해야 할 교회가 우리사회의 가장 부정적인 행태들을 고스란히 닮아가고 있는 것은 비극이다. 이런 모습이라면 교계가 사회에서 특별하게 대우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

부활의 의미는 세속의 죄로부터 벗어나 예수의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다. 예수는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이들을 무한한 사랑으로 품었으나 오늘날 한국 교계의 대체적인 모습은 성경이 증언하는 예수의 행적과 너무나 멀다. 혹독한 경쟁과 변화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날로 영혼이 메말라가는 현대사회에서 종교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부활절의 메시지들이 한국 교회의 변화를 이루는 단초가 되기를 기대하며 그 실천을 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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