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미화가 8년간 진행해 온 MBC 라디오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25일 자진 하차했다.
김미화는 이날 제작진에게 문자로 그만두겠다고 밝히고, 곧이어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부터 MBC 시사진행을 접으려 합니다. 이젠 제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이라 판단했습니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 인사를 이렇게 서둘러 드리게 될지는 저도 몰랐습니다”라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에 앞서 24일 후임자 내정설이 번지자 김미화씨는 밤 늦게 트위터를 통해 담당 PD로부터 아무런 이야기도 듣지 못했지만 기다려 보자며 답답한 심경을 표현하기도 했다.
김미화가 이날 예고도 없이 바로 방송 불참을 밝힌 것도 끊임없이 이어지던 교체설에 대한 항의로 보인다. MBC 라디오국 관계자는 “개편 얘기가 있는데 교통정리도 안 해 주면서 후임자 얘기가 나오자 압박을 받지 않았겠느냐”고 밝혔다.
라디오국 개편은 내달 9일 예정되어 있으나 MBC는 이날 김미화의 후임으로 최명길 보도제작국 부국장을 발탁하고 26일부터 투입한다.
MBC 라디오 평PD협의회는 ‘청취율 1위ㆍ광고판매율 100% 이상’의 실적을 들며 김미화 교체를 반대했지만 경영진은 강한 교체 의지를 밝혀 왔다. 앞서 25일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 PD들은 “좀비족으로 전락한 느낌”이라며 “라디오본부 만이 아니라 각 부문에서 제작 자율성의 훼손에 대한 신랄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고 경영진의 독단을 비판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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