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9일 국제사회의 리비아 공습이 시작된 이후 트리폴리에 가장 강력한 공격이 가해졌다.
25일(현지시간)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이날 새벽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관저인 바브 알아지지야를 폭격했다. 이번 공습으로 카다피의 도서관과 관저로 사용되던 건물과 2주 전 카다피가 아프리카연합 사절단을 맞았던 연회장 건물이 파괴됐다. 리비아 관리는 “이번 공격으로 중상을 포함 45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카다피의 목숨을 노린 공격이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날 오전 0시10분 실시된 공습으로 시내에서 멀지 않은 외신기자들이 머무는 호텔까지 흔들렸다. 지난 달에도 한차례 공격을 받았던 바브 알아지지야에 최소 2대의 미사일이 떨어졌고 오전 3시께 이 곳에서 연기가 피어 오르는 것이 목격됐다.
공습 당시 카다피가 관저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AP는 보도했다. 영국 데일리 미러는 카다피가 공습을 피해 민간인들이 대거 밀집한 건물을 골라 숨어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공습은 24일 카다피군이 정밀폭격이 가능한 그래드 로켓과 포탄을 쏘며 미스라타를 공격한 후 이뤄졌다. 미스라타에서는 24일에만 적어도 16명이 숨지고 71명이 부상을 당했다. 미스라타는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240㎞ 떨어진, 카다피의 본거지로 향하는 관문이어서 양측이 사활을 걸고 있다.
저격수들을 몰아내고 미스라타에 진군한 시민군은 이제 카다피군이 마지막까지 장악했던 병원까지 통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군 관계자는 “카다피 군인들이 보복이 두려워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시민행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격수들을 피해 옆집으로 통하는 벽에 구멍을 뚫고 음식을 구하러 다녔던 시민들도 집밖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시민군에 잡힌 카다피군 저격수는 “여자 어린이 할 것 없이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 죽이라는 게 임무였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쿠웨이트는 시민군 국가위원회에 1억8,000만달러(약 2,000억원)을 제공키로 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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