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오전 자신의 하와이 출생기록을 전격 공개하고 "미국은 더 이상 이러한 어리석은 문제에 허비할 시간이 없다"고 밝혔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도널드 트럼프를 비롯해 보수진영에서 공격의 빌미로 사용하는 자신의'출생지 의혹'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출생기록을 공개한 뒤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나는 미국인과 미국 정치인들이 재정적자 문제 등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당파를 초월해 합심할 것으로 확신하지만 (나의 출생 문제 등) 다른 문제에 정신이 팔려있고, 상대를 비난하고, 사실을 사실이 아니라고 하면 그렇게 할 수 없다"며 "이런 바보짓을 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공개한 출생기록에는 그가 하와이 호놀루루 오하우섬에서 1961년 8월 4일 오후 7시 24분 출생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부모의 이름과 직업, 출생지 등이 자세히 포함돼 있다. AFP통신은 "2008년 공개된 내용은 비교적 짧은 기록이었던 반면, 이날 공개한 기록은 더욱 확장된 내용을 담고 있으며 하와이주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보유해 온 공식 문서"라고 전했다. AP통신은 백악관이 출생기록부 확보를 위해 대통령 개인참모인 주디스 콜리를 하와이로 직접 보냈다고 덧붙였다.
이에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의혹을 주도적으로 제기한 부동산 재벌 트럼프는 "갑자기 서류가 등장한 것이 놀랍다"며 "진위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이 부친 고향인 케냐에서 태어나 헌법상 대통령 피선거권이 없다는 보수단체 `버서스(Birthers)'의 주장에 동조하면서 논란을 확대시켜왔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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