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 보따리·대선 출사표' 들고…"이제는 국가적 비전으로" 선언바이오산업 유치 토대도 마련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금까지는 서울의 국한된 상황에 주안점을 뒀지만, 이제는 국가적 견지의 비전을 세우게 됐다"고 방미 성과를 자평했다. '10년 부국강국론'이란 화두를 던지며 대권 도전을 사실상 선언한 만큼 외교ㆍ안보ㆍ남북관계 등 국가적 담론에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이 방미 기간 중 거둔 세일즈 보따리도 적지 않다. 우선 마곡지구에 바이오산업을 유치해 서울의 새 성장동력으로 키울 토대를 마련했다. 오 시장은 하버드, MIT 등 유수 대학과 바이오 기업이 연계한 '원천기술의 허브' 메사추세츠주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트와 생명과학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미국식품의약국(FDA), 존스홉킨스대학 의료센터 등 350여개 이상의 바이오기업이 모여 있는 메릴랜드주와도 같은 MOU를 맺었다.
세계적 권위의 연구센터를 마곡지구에 유치하고 기술력이 우수한 미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 간의 공동개발 추진을 위한 서울투자설명회도 개최했다. 오 시장은 "세계적인 바이오 기술을 서울로 끌어들여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의미 있는 디딤돌을 놓게 됐다"고 평가했다.
가장 큰 수확은 정치적 입지 변화다. 자치단체장이란 한계로 부담스런 대권도전 선언을 해외란 공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해결했다. 그는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서울시장이란 엄청난 경험을 하고 이를 프라이비트 섹터(사적 영역)에 쓴다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지향점을 분명히 했다.
'스마트 파워'이론으로 유명한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 세계적인 경영학자인 마이클 포터 교수, 차기 미 국방장관 물망에 올라있는 좀 햄리 전략문제연구소(CSIS) 소장, 빅터 차 한국실장 등을 만나 국제적인 위상도 한층 공고히 했다.
하지만 방미 성과가 빛을 발하려면 이제부터가 관건이다. 오 시장은 현재 두 가지 난제에 직면해 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추진 서명을 받고 있지만, 여권 안팎으로부터의 정서적 지원은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또 4개월째 시의회 출석 거부의 부담이 커 가지만 등원 명분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 시장은 방미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시의회와의 관계를 푸는 등 시정 정상화에 최우선을 둘 전망이다.
워싱턴D.C=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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