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30)가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유니폼을 벗고, KIA에 복귀할 때만 해도 반신반의의 시선이 많았다.
한화 시절 검증된 ‘해결사’임은 분명하지만 LG 이병규처럼 국내 복귀 적응기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우려였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잔 부상과 컨디션 저하로 시달렸기에 더욱 그랬다. 그러나 야구에 목말랐던 이범호에게 많은 시간은 필요하지 않았다.
광주발 ‘이범호 태풍’이 잠자던 KIA 타선을 깨우고 있다. 팀 내 군계일학의 해결 능력을 과시하고 있는 이범호는 24일 잠실 LG전에서도 역전 결승 스리런포로 팀의 8-2 대승에 앞장섰다. 이범호는 0-1로 뒤진 3회 2사 1ㆍ2루에서 LG의 ‘광속구’선발 리즈의 126㎞짜리 초구 커브를 통타해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는 110m.
이날 성적은 4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1볼넷. 이범호는 홈런 1개와 타점 3개를 추가하면서 두 부문 선두로 뛰어 올랐다. 홈런은 4개째로 정근우(SK) 조인성(LG) 이대수(한화) 이대호(롯데)와 함께 공동 1위. 타점도 “매 경기 한 개씩 올리겠다”는 목표를 초과하면서 19경기에서 24타점이라는 눈부신 해결사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전날에도 5타수 2안타에 3타점을 기록했던 이범호는 이틀 연속 팀을 구하며‘구세주’로 떠올랐다. 특히 이범호는 올시즌 득점권 타율이 4할2푼3리(26타수 11안타)에 이르고, 24타점 가운데 22개가 득점권에서 나왔을 정도로 순도 만점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범호는 “일본 가기 전인 2009년에도 4월 페이스가 좋았다. 그 때는 조금 흥분해서 부상을 당했는데 올해는 꾸준히 잘 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범호의 홈런에 힘입은 KIA는 잠실 구장에서 거의 1년 만에 2연승을 거두며 10승(9패) 고지를 밟았다. 삼성, LG와 공동 3위. KIA 선발 양현종은 5와3분의1이닝 동안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올시즌 2패 끝에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했다. 특히 2009년 4월19일 잠실 경기부터 LG전 7연승(통산 25경기 무패)을 달리며 ‘천적’으로 떠올랐다.
목동에선 넥센이 2안타 3타점을 올린 알드리지의 맹타와 효과적인 계투작전을 앞세워 삼성을 7-6으로 꺾고 다시 6위가 됐다. 두산은 대전 한화전에서 최준석이 최근 4경기 연속 결승타(2경기 연속 결승홈런 포함)를 터트리며 9-5 역전승을 거뒀다. 최근 5연승으로 선두 SK와 반 게임차.
부산에서는 SK가 올시즌 첫 홈런을 쳐내며 혼자 5타점을 쓸어 담은 2번 박재상의 활약을 내세워 전날 연장전 역전패를 설욕했다. 지난 3일 개인 통산 200홈런 이후 침묵했던 롯데 4번 이대호는 7, 9회 연타석 투런포를 쏘아 올렸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대전=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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