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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2년 만의 세 번째 주중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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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2년 만의 세 번째 주중대사

입력
2011.04.2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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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한국대사가 이명박 대통령 취임 3년 이래 세 번째로 바뀐다. 더 정확히 말하면 2009년 3월 베이징특파원으로 부임한 기자가 2년 2개월 만에 세 번째 주중대사를 맞이하는 셈이다.

MB정부 첫 중국 대사인 신정승 대사는 2008년 5월에 부임해 2009년 12월까지 1년7개월을 근무하고 이임했다. 류우익 대사는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의'실세 대사'라는 기대감 속에 2009년 12월에 부임해 1년 4개월 만에 귀임하게 됐다.

알 만하면 떠나는 대사들

류 대사는 임기 동안 중국 24개 성과 시 등을 33회 방문,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민원을 적극 처리해주고, 대학강연만도 10차례 하는 등 중국을 발로 뛰며 이해하려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인지 기업인들과 교민들은'실세대사'가 떠나는 것에 아쉬움이 크다.

특히 인맥과 關係로 얽혀 있는 중국의 특수한 사정을 이해하려면 본인이 직접 열심히 뛰어도 최소 1년 이상은 적응이 필요한데, 이를 마치기도 무섭게 귀임하는 모습은 한마디로'국력 낭비'로까지 비치기도 한다. '이제 좀 적응하고 일 좀 하려 하니 귀국'이라는 말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우리나라 주중대사들의 단임(短任)은 중국과 북한은 물론 미국과도 확연히 대비된다. 1992년 한중 수교 직후 초대 한국대사를 지낸 장팅옌(張庭延) 전 대사는 6년을 서울에서 근무했다. 중국은 2000년 이후 청융화(程永華) 전 대사(1년 4개월)를 제외하고 리빈(李賓)ㆍ닝푸쿠이(寧賦魁) 전 대사를 각각 3,4년간 한국에 주재하도록 했다. 그런 중국정부가 알 만하면 떠나는 우리 대사들의 귀임 뒷모습을 의아한 시각으로 더 이상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이젠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그러다 보니 한국정부가 중국에 쏟는 외교노력과 정성에 어느 정도의 무게가 실려 있는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있다.

중국과 혈맹관계인 북한은 주중대사 임기에 일관성과 연속성을 유지해오고 있다. 주창준 주중 북한 전 대사는 1988년부터 약 12년간 근무했고, 최진수 전 대사 역시 2000년부터 10년간 베이징에 머물렀다. 북한의 천안함ㆍ연평도 도발사건 당시 북을 감싸고 도는 게 그저 괜한 일만은 아닌 셈이다. 중미관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내년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하는 존 헌츠먼 대사를 제외하고 주중 미국대사의 임기는 보통 6~8년이다. 헌츠먼 대사의 전임자인 클락 R 랜트 전 대사는 2001년 7월부터 2009년 8월까지 9년을 근무했다.

꼭 외국 사례를 들 필요도 없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기업들의 현지 최고경영자(CEO) 임기도 중국의 특수한 환경을 고려해 평균 6년 이상이다. 지난해 말 삼성생명 보험부문 사장으로 옮긴 박근희 중국삼성 전 사장은 6년간 중국사업을 진두지휘했다. 베이징현대자동차 노재만 사장은 올해로 8년째이고, 박근태 CJ중국대표는 7년째를 맞고 있다. 김동진 포스코중국 전 사장(7년)과 우남균 LG전자 전 사장(4년) 등은 임기 동안 꾸준히 인맥을 넓히며 현지화에 주력해 중국에서 우리기업들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장기적인 안목과 인맥을

물론 인사(人事)란 때에 맞는'적재적소'의 요인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내년의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중국의 중요성이 한층 커지는 시점에 외교부 통상 재임기간인 3년도 못 채운 채 대사가 거듭 바뀌는 것은 외교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과 끈끈한 인맥, 전략적인 판단이 목마른 우리에게 주중대사의 단임은 그만큼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학만 베이징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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