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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시를 읊으며 올레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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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시를 읊으며 올레길을 걷다

입력
2011.04.24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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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밤 12시35분에 방송되는 KBS1 ‘낭독의 발견’에서는 시인 이생진 김수열씨, 싱어송라이터 양양, 제주 출신 시낭송가 김서연씨가 출연해 제주 올레길 여정을 함께 한다. 이들은 성산 일출봉을 시작으로 용눈이 오름과 김영갑갤러리, 위미항과 외돌개, 법환포구로 이어지는 올레길을 걸으며 시와 삶의 이야기를 나눈다.

이생진씨 시 ‘여유’가 성산 일출봉에 울려 퍼지며 여정의 출발을 알린다. 성산포의 아름다움을 평생 마음에 담고 살아 온 이씨의 시집 ‘그리운 바다 성산포’도 함께 한다. 이 시집은 제주에 찾아오는 사람들 손에 꼭 하나 쯤은 들려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 시집이 인연이 돼 이씨는 제주도로부터 명예제주도민증을 받아 제주도민이 되기도 했다.

제주는 문인들에게 사랑받는 섬이다. 화가 이중섭과 시인 고은, 소설가 윤대녕씨 등은 평생 제주를 아꼈다. 사진작가 고 김영갑씨는 제주를 영원의 안식처로 여겼다. 이들은 제주에 있는 김영갑갤러리를 찾아가 그의 흔적들을 찾는다. 또 사진작가 김영갑씨가 가장 사랑했던 용눈이오름에 올라 시낭송가 김서연씨의 음성으로 김순이 시인의 시 ‘오름은 살아있다’를 경청한다.

올레길 여정은 계속 이어진다. 서귀포 대포동의 옛 지명인 지삿개에서 이들은 김수열씨의 시 ‘지삿개에서’를 듣는다. ‘그립다,는 말도/때로는 사치일 때가 있다/노을구름이 산방산 머리 위에 머물고/가파른 바다…하늘끝이 바다가 되는 지삿개에 서면/그립다,라는 말도 그야말로 사치일 때가 있다’(‘지삿개에서’ 중). 언제나 묵묵하게 기다려 주는 제주 섬처럼 이들은 시에서 그리움과 외로움의 감정들을 접한다.

마지막 올레길인 법환포구에 다다르자 이들은 싱싱한 제주의 해산물과 막걸리로 여행의 기쁨을 함께 나눈다. 이번 ‘낭독의 발견’에서 이들은 시와 함께 올레길을 걸으며 느림이 가슴을 뛰게 하고, 때로는 비움이 마음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는 것을 발견한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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