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어버이날에는 200여년 전 정조대왕이 그랬듯 복숭아 꽃을 부모님 가슴에 달아 드리세요."
임광진 경기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이사장은 내달 8일 제39회 어버이날을 앞두고 전통 한지로 복숭아꽃을 만들어 부모에게 달아주는 '효도화 달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임 이사장은 25일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을 다는 관습은 100여년전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소녀가 어머니 산소에 카네이션을 헌화한 데서 비롯됐고, 한국도 1956년 어머니날이 제정되면서 이를 따라 하게 됐다"며 "우리에게 아무 의미도 없는 카네이션보다 정조의 효사상과 무병장수의 의미가 깃든 복숭아꽃으로 부모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현해 보자"고 강조했다.
임 이사장에 따르면 한지로 만든 복숭아꽃은 조선시대 정조대왕이 수원 화성행궁에서 열린 어머니 혜경궁 홍씨 진찬연(進饌宴)에서 3,000 송이를 헌화한 데서 유래됐다. 당시 정조는 남편 사도세자를 잃고 28세에 홀로된 어머니를 위해 가장 아름답고 격조 높은 회갑잔치를 마련했고 어머니의 한을 위로하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한지로 만든 복숭아꽃을 헌화했다.
임 이사장은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어사화 등에 지화(紙花)를 주로 사용한 점 등을 고려할 때 한지로 복숭아 꽃을 만들어 진상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회갑 선물로 복숭아 그림을 주고 받는다든가, 회갑연에 복숭아가 빠지지 않는 전통 등은 모두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재단은 이번 캠페인을 위해 학계 자문을 받아 정조 당시 전통 한지로 복숭아꽃을 만들던 방법을 재연했다. 임 이사장은 "동양에서 복숭아와 복숭아꽃은 3,000년 장수를 의미한다"며 "고증을 바탕으로 만든 효도화는 3,000년을 의미하는 세 개의 잎과 세 개의 꽃봉오리, 그리고 한 송이 꽃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잎은 본래 복숭아 잎 모양이고 색지는 전통 한지를 사용했다.
재단은 현재 주부회원들에게 무료특강을 통해 제작방법을 전수하며 어버이날 행사에 사용할 꽃 2,000송이를 제작하고 있다. 내달 5일 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릴 어린이날 행사에서는 청소년들이 직접 한지 복숭아꽃을 만들게 한 뒤 부모에게 꽃을 달아주는 행사를 열기로 했다. 또 내달 8일 어버이날에는 수원시내 경로당을 돌며 노인들에게 효도화를 달아줄 예정이다.
임광진 이사장은 "효도화 달아주기 캠페인은 어버이날의 의미를 다시금 되돌아보고 청소년들에게 효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이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수원=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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