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이 미국에 진출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 들어가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다. 미국 출판 시장에서 해외 출판물의 비중이 3%에 불과하고 그 중 해외 문학은 1%에도 못 미치니 그 안에 들어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장벽을 지금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가 깨고 있다. 이라는 영어 제목을 달고 나와 아마존닷컴의 '4월의 도서'와 체인서점 반스앤노블의 '2011년 여름 디스커버 프로그램'으로 선정됐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도 이름을 올렸다. 엄마를>
<엄마를 부탁해> 의 선전을 누구보다 반기는 사람이 이구용 케이엘매니지먼트 대표다. 그는 <엄마를 부탁해> 를 미국에 소개한 출판 저작권 에이전트로 신경숙뿐 아니라 김영하, 조경란, 한강, 편혜영, 이정명 등의 소설을 세계에 수출했다. 엄마를> 엄마를>
16년간 일 한 회사를 얼마 전 나온 그는 낙산 기슭 아파트의 거실 한쪽과 발코니를 사무실 삼아 자신만의 회사를 따로 차리고 문학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주거지 겸 사무실인 아파트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그는 에이전트의 꿈과 한국 소설의 가능성 등을 이야기 했다.
_<엄마를 부탁해> 가 미국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현지에서 실제 접한 반응은 어떤가. 엄마를>
"대개 책이 새로 나오면 좋다, 나쁘다는 의견이 엇갈리는데 이 작품에는 좋은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다. 뉴욕타임스는 '모성의 신비에 대한 헌사' 라는 표현을 썼고 출판전문지 커쿠스리뷰는 '초판 10만부를 찍어 마땅하다'고 했다. 베스트셀러 작가 제이미 포드는 '다시 읽고 싶은 책을 만났다'고 말했다. 조지타운대 영문학과 교수 모린 코리건이 '김치 냄새 나는 크리넥스 소설'이라고 비난했지만 그저 누군가가 그렇게 말했다는 정도일뿐, 동의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_이 책을 미국에 소개한 사람으로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기분이 좋다. 처음 <엄마를 부탁해> 를 읽은 뒤 15개국에는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예상을 넘어 24개국으로 번역판권이 나갔다. 중국, 프랑스, 영국에서는 그 나라 말로 이미 출간됐다. 책을 내겠다는 출판사가 더 있다. 30~40개국 정도는 무난할 것 같다.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꿈이 조금씩 이뤄지는 것 같다." 엄마를>
_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순위가 더 올라갈 것 같은가.
"물론이다. 이 신문 5월 1일자에 발표되는 베스트셀러 양장본 소설 부문 14위에 올랐다. 뉴욕타임스 오프라인에는 15위까지 리스트가 나오기 때문에 신문지면에서 이 소설의 이름을 볼 수 있다. 일주일 전만 해도 21위였다."
_이 소설이 호평 받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어머니라는 보편적 소재를 사용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 아닌가. 주인공을 '나'도 '그'도 아닌 '너'라는 2인칭으로 한 것이나, 여러 화자가 각기 다른 각도에서 다른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미국 독자에게는 낯설지만 흥미로운 방식이다. 문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크노프 출판사가 책을 낸 것도 성공 요인이다. 크노프는 마케팅도 잘한다."
_크노프 출판사와는 어떻게 연결이 됐나.
"현지 에이전트 바버라 지트워가 그 출판사와 연결해줬다. 지트워와 알고 지낸 지는 10년도 더 됐다. 내가 에이전트로서 미국에서 책을 수입할 때 그 사람에게서 정보를 얻고 책을 소개받았는데 최근에는 반대로 한국 소설을 미국에 수출할 때 그 사람을 거친다. 우리는 오랫동안 함께 일 하면서 서로 필요한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신경숙 말고 김영하나 조경란 소설을 미국에서 출판할 때도 지트워를 통했다. 고민도 함께 하고 방법도 함께 찾는다. 지트워가 크노프 출판사와 연결된 것은, 비즈니스 과정이니까, 밝히기가 좀 그렇다. 크노프는 나무랄 데 없는 출판사니까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_이 소설을 미국에서 출판하는데 있어 에이전트로서 어떤 역할을 했는가.
"이 작품을 발견했다. 계간 창작과비평에 연재한 것을 단행본으로 묶어 출간한다는 소식을 듣고 외국에 수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와 세번째 만나고서야 에이전트 승낙을 받았다. 삼고초려라면 삼고초려다. 이 소설과 작가에 대한 간략한 정보, 그리고 40∼50페이지 분량의 부분번역을 해외 에이전트에게 보냈다. 그렇게 해서 계약이 됐다."
_번역판권을 계약하면 어느 정도의 수입이 생기나.
"그건 밝히기가 좀 그렇다. 신문에 공개되는 것이 나도 그렇고, 작가도 그렇고…"
_처음 읽었을 때, 해외에서도 성공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나.
"에이전트 일을 오래 하면 직관이 생긴다. 나는 1995년 ㈜임프리마코리아에 입사한 뒤부터 줄곧 이 일을 했다. 소설을 읽었을 때 느낌이 왔다. 어머니를 중심에 놓고 가족이 겪는 갈등과 화해라면 어디서나 통할 수 있는 보편성이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보편성만으로는 부족하다."
_그러면 무엇이 더 필요한가.
"한국적 정서다. 소설에 나오는 구절 하나를 보자. '큰 오빠를 보내고선 너의 엄마는 새벽마다 장독대의 장 항아리를 닦았다'고 돼있는데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시골에서 살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그 시절을 회상하면 어머니가 언제 장독을 닦는지 알 수 있다. 큰 일을 앞두거나 몸가짐을 바로 하거나 무엇인가를 소원할 때 장독을 닦는다. 다른 작가가 구사하기 어려운, 한국적 정서를 담은 표현이 많다."
_한국적 정서가 너무 강해도 마이너스 아닌가.
"그렇다. 그런 경우에는 한국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가 많아야 책을 읽을 수 있다. 정보를 찾아가며 책을 읽으면 재미를 잃기 쉽다."
_신경숙씨는 지금 뭐하고 있나.
"뉴욕, 시애틀, 필라델피아에서 출판기념회와 서점행사 등에 참가한 뒤 18일부터 21일까지는 캐나다 토론토 행사에 참가했다. 5월 중순에는 유럽으로 건너간다. <엄마를 부탁해> 를 낸 유럽의 출판사들이 항공비와 호텔비 등을 부담하면서 초청한 것인데 영국, 프랑스, 스페인, 폴란드, 노르웨이 등 8개국을 방문해 미디어 인터뷰, 낭독회 등의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엄마를>
_신경숙씨의 작품이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고 오랫동안 읽힐 수 있도록 장기 전략을 마련해야 할텐데.
"당연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인데, 신경숙씨에게는 이미 좋은 장편이 여럿 있고 앞으로도 좋은 장편을 많이 쓸 것이다. 차기 해외진출 작품은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로 이미 정했다. 작품의 완성도를 유지하고 대중의 관심을 꾸준히 지속시키는 것, 이 두 가지가 중요하다." 어디선가>
_<엄마를 부탁해> 외에 다른 한국 소설도 해외에 많이 소개했는데 무슨 동기가 있나. 엄마를>
"출판 에이전트가 된 뒤 외국서적 수입 일을 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우리 문학도 외국에 소개하고 싶었다. 다른 결정적 동기는 없다."
_한국 소설을 해외에 수출하는 사람이 많나.
"거의 없다. 아시아 지역으로는 한국 책이 많이 수출되고 그 중 문학 작품도 포함돼 있지만, 작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전략을 짜가며 문학을 집중적으로 수출하는 에이전트는 거의 없다."
_에이전트 일은 어떻게 해서 시작했나.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친 뒤 공부를 계속하려 했다. 하지만 나이 먹어서까지 부모님께 의지하는 것이 편치 않았다. 책으로 하는 비즈니스라는 말만 듣고 에이전트를 시작했다. 지인의 소개로 취업해 에이전트가 됐지만 처음에는 어떤 일인지도 몰랐다. 일을 하면서도 공부를 재개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대학원 때 공부했던 자료는 하나도 버리지 않았다."
_한국 소설의 수출을 시작한 뒤 가장 먼저 결실을 낸 책이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였다. 2007년 7월 그 책이 미국에서 영어로 발간됐을 때 소감이 어땠나.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 나는 영미권으로 문학을 수출하는 것이 박세리가 메이저대회 우승하는 것, 한국의 어느 테니스선수가 윔블던테니스대회에서 우승하는 것 혹은 메이저리거가 최고 상을 받는 것과 비슷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해보고 싶은 욕구가 마음 속에 있었다."
_한국 소설의 전반적인 수준을 어떻게 보는가. 해외에서 통할 수 있다고 보는가.
"물론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것이다. 김영하와 조경란의 작품은 이미 10개국 정도에 수출됐다. 다른 작가의 작품도 해외에 내보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_그 근거는 무엇인가.
"한국 작가들은 개성이 있다. 문학적 표현 방식에서 제각각 스타일이 있다. 그들의 개성과 매력을 찾아서 해외의 파트너 에이전트들에게 알리는 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해외 에이전트들이 어떤 작품에 관심을 보이면 그 작품은 이미 절반 정도는 성공한 것이다."
_해외 에이전트의 관심을 사기 위해 어떻게 하는가.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엄마를 부탁해> 를 알리는 것처럼,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정보와 시놉시스(간단한 줄거리 또는 개요), 부분 번역본 등을 보내주면서 관심을 환기하는 것이다. 에이전트들은 이 분야에서 수십 년을 일한 프로들이다. 척 하면 안다. 그들이 알아서 판단하는 것이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한 문장으로 정리되는 소설에 관심을 보인다. 그러자면 이 소설은 어떤 소설이라고 짧은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광고에서처럼 '좋긴 좋은데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식의 소설은 완성도와 상관 없이 주목 받기 어렵다." 엄마를>
_한국 소설이, 드라마나 가요처럼 한류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하기에 따라 문학의 한류가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한다. 아직은 시작이다."
_문학 이외 분야의 출판물은 해외에서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한국의 학습만화나 어학물이 큰 인기다. 로맨스 소설도 잘 나간다. 태국 출판인들은 한국에 오면 꼭 판권을 사간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국 출판물이 한류를 일으키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_노벨문학상 이야기 한번 해보자. 상을 받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한국 문학의 역량을 인정받는 증표는 되지 않을까.
"한국 작가들은 노벨문학상 이야기를 들으면 부담을 갖는다. 쉽게 언급할 게 아니다. 그렇지만 에이전트 입장에서는 할 말이 있다. 나는 에이전트로서 작가마다 5편 이상의 장편을 15개 이상의 언어권에서 20년 이상 지속적으로 읽히게 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그러면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도 세계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일본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노벨문학상 후보로 여기고 있다. 그의 작품이 유럽과 미국에 진출한 지 20년이 됐다. 35개 이상의 언어권에서 10편 이상의 작품이 번역됐다. 우리도 그런 작가가 많아야 한다."
_해외에 소개하는 소설이 주로 1990년대 이후 나온 것이다. 선배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할 의향은 없는가.
"선배 작가들의 작품을 일부러 피한 것은 아니다. 사실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 을 외국에서 내려 했으나 이미 영어판이 나와 있었다. 황석영, 이문열, 오정해, 김훈 등은 국내 혹은 프랑스에 에이전트가 있다. 젊은 작가들은 단독 에이전트가 없는데다 아무래도 나이가 비슷하다 보니 미래를 향해 같이 호흡을 맞추기 좋을 것 같다. 경험도 비슷하고 소통도 편리하다. 이청준, 김원일, 박완서, 임철우 등의 소설도 두루 검토한 적이 있다." 김약국의>
_향후 수출이 예정된 작품은 무엇이 있나.
"한강의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 조경란의 <식빵 굽는 시간> <복어> , 이정명의 <바람의 화원> <뿌리 깊은 나무> , 하일지의 <우주피스공화국> ,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같은 소설은 일부 계약도 했고 앞으로 본격적으로 해외에 소개할 것들이다." 우리들의> 우주피스공화국> 뿌리> 바람의> 복어> 식빵> 바람이> 채식주의자>
_한국 문학에 대한 안목이 상당해야 할 것 같다.
"에이전트가 된 뒤 항상 책을 읽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집에서도 시간이 나면 늘 읽는다. 책 읽기가 일상이 됐다. <엄마를 부탁해> 정도의 책이라면 10일 정도 걸린다. 소설을 읽을 때는 연필로 줄을 긋고 책의 여백에 느낌을 적는다." 엄마를>
_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는가.
"경기 평택의 면 소재지에서 자랐다. 시골이라서 책이 많지 않았다. 대학에 진학한 뒤 영국, 미국의 소설을 사전 찾아가며 원서로 읽었는데 그것이 독서 습관을 길러주었다. 대학 때도 토플 공부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교수님은 토플 책은 보지 말고 영어 소설을 읽으며 공부하라고 했다. 취업을 하지 않고 공부를 계속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소설에 손이 많이 갔다. 그렇게 영미의 소설을 읽을수록 소설에 더 빠지게 됐다."
_석사 논문이 '조지프 콘래드의 소설에 나타난 제국의 언어'다. 젊은 시절 콘래드에 매료됐던 이유가 뭔가.
"나는 인간의 내면과 외면이 어떻게 다른지에 관심이 많다. A로 생각하면서도 표현은 A'로 한다면, 왜 그렇게 하는지, 어떤 것이 개입했는지를 살피고 싶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과도 관계되는데 사실 인간의 본능은 극한 상황, 사회적 통제가 사라진 공간에서 드러난다. 그런 것을 살피는 게 재미있다. 폴란드 출신의 영국 작가 콘래드의 작품에는 그런 것이 많다. 콘래드를 떠올리게 하는 한국 작가가 있는데 바로 편혜영이다. 그의 <재와 빨강> 을 미국의 에이전트에게 알릴 때도 콘래드와 느낌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재와>
_작품 선택이 가장 기본인데, 책은 어떻게 고르는가.
"매일 온라인을 점검한다. 교보문고와 예스24 등 온라인 서점에서 신간을 뒤지고 신문을 읽으며 관련 정보를 메모한다. 관심이 가는 책이 있으면 서점으로 나간다. 서점에서 그 책도 사고 다른 책도 고른다."
_한국 소설을 할리우드 영화판의 콘텐츠로 수출하고 싶다고 했는데.
"소설에 대한 독자의 반응이 좋으면 영화 제작자나 감독도 관심을 갖게 돼 있다. 한국 소설도 그렇게 될 수 있다. 요즘은 하나의 콘텐츠가 여러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은가."
_한국 소설을 해외에 알리는 일에 보람을 느끼는가.
"유럽이나 미국에서 택시 타면 기사들이 어디서 왔냐며 일본? 중국? 하고 묻는다. 한국이라고 대답하면, 자기가 아는 한국에 대한 지식을 덧붙이는데 그래 보았자 한 두 마디일 뿐이다. 그 이상은 모른다. 택시 기사뿐 아니라 일반인도 그렇다. 소설을 수출하면 한국의 문화와 정서가 그 사람들 속으로 자연스럽게 퍼질 것이다. 한국에도 이런 문화가 있다고 보여주고 싶다. 문학은 영화와 음악에 비해 속도가 느리지만 깊이 스며들고 오래 유지된다."
_사명감이 대단한 것 같다.
"영리를 무시하고 사명감만으로 하는 일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작가, 더 많은 작품을 지속적으로 수출해야 한다. 그러려면 부분번역 비용 등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의 경제력을 갖춰야 한다. 상업적인 마인드가 그래서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순수문학을 중심으로 했는데 앞으로는 대중문학과 순수문학을 엄격히 구분하지 않고 폭 넓게 수출하려고 한다."
■ 얼마나 팔렸고 앞으로는?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 째다.'
<엄마를 부탁해> 는 건조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시골에서 상경한 엄마가 지하철에서 실종되자 자식들이 엄마를 찾아 나서고 그 과정에서 엄마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는 것이 줄거리다. 어찌 보면 단순한 내용이지만 2008년 11월 출판된 뒤 지금까지 170만부나 판매된 초대형 베스트셀러다. 엄마를>
2009년을 정점으로 판매가 감소했지만 최근 미국 출판 소식이 전해지면서 찾는 이가 급증,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를 밀어내고 베스트셀러 1위에 재등극했다. <엄마를 부탁해> 를 출판한 창착과비평의 관계자는 "주 단위 판매량이 2009년과 비슷하다"며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곧 재인쇄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엄마를> 아프니까>
가정의 달인 5월에는 손숙, 박웅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연극과, 김성녀, 이계?등이 출연하는 뮤지컬로도 제작돼 공연됨으로써 2009년에 이어 또 한 차례 '엄마 신드롬'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뷰=박광희 편집위원 khpark@hk.co.kr
■ 이구용이 평가한 작가와 작품들
이구용 대표는 작가의 개성을 매우 중시한다. 개성 없는 작품으로는 세계시장에서 주목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에게서 함께 작업한 작가와 그들의 작품에 대한 짧은 평가를 들었다.
김영하
이 대표가 처음으로 외국에 소개한 작가다. 그의 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가 2007년 7월 미국에서 영어로 나왔다. <빛의 제국> <검은 꽃> <아랑은 왜> 등 여러 작품이 11개국에 소개됐다. 이 대표는 "현대 젊은이들의 고뇌와 번민, 갈등을 잘 표현하는 작가"라고 평가했다. 아랑은> 검은> 빛의> 나는>
조경란
이 대표가 김영하에 이어 두 번째로 번역판권을 수출한 작가다. 수출작은 <혀> 로 미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 이미 책으로 나와있다. 아름다운 것을 보면 취하고 싶고 맛있는 것을 보면 먹고 싶은, 인간의 본능과 감각을 적나라하게 담은 소설이다. 이 대표는 조경란 소설의 특징으로 정갈하고 깔끔하면서도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점을 들었다. 혀>
한강
인간의 내면과 외면, 혹은 드러난 것과 드러나지 않은 것을 함께 보여주는 작가다. 인간의 근원을 관찰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의 작품 <채식주의자> 의 판권을 중국과 일본에 판매했는데 이탈리아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간의 내밀한 부분에 웅크린 폭력의 본질을 건드리며 성찰을 요구한다. 채식주의자>
편혜영
인간이 얼마나 추악할 수 있는지를 그린다. 그의 데뷔 장편 <재와 빨강> 이 프랑스에서는 출판됐고 미국에서는 출판을 앞두고 있다. 우연, 혼돈, 극한상황, 선택 혹은 결단, 본능 혹은 원죄, 공포, 질서 이런 것들을 키워드로 절체절명의 순간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어떤 행동까지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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