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보궐 선거 열기가 뜨거운 경기도 분당에서 프로와 아마가 ‘계급장 떼고’ 한 판 승부를 겨루는 이색 바둑 대회가 열린다.
제7회 분당기우회장배 전국시니어바둑최강전이 23일 성남체육회관 이벤트홀에서 막을 올린다. 전국의 40세 이상 아마 강자들이 총출동해 기량을 겨루는 이번 대회가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아마 대회 사상 처음으로 현역 프로 기사들이 대거 출전하기 때문이다.
주최측에 따르면 조민수, 박영진, 박성균, 김동섭, 박강수를 비롯한 전국의 시니어 아마 강자 100여명이 이미 참가 신청을 했고 프로측에서는 서봉수, 서능욱, 차민수, 천풍조, 정대상, 김철중, 김종수, 나종훈, 김기헌 등 올드 스타들이 대거 출전 신청을 했다.
지금까지 프로 기전이 아마추어에게 문호를 개방한 경우는 많았지만 반대로 아마 대회에서 프로의 참가를 허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새로운 방식의 프로-아마 대회가 출범한 셈이다. 이번에 출전하는 프로들은 모두 아마 강자 출신으로 젊은 시절 함께 바둑에 청춘을 바쳤던 동료들이다. 비록 한 쪽은 프로에 입문했고 다른 한 쪽은 아마추어로 남았지만 바둑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어느 쪽이 더하거나 덜하지 않다. 이번 대회가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도 바로 그런 점에서다.
보통 프로아마기전에서는 프로와 아마가 총호선으로 겨루지만 이 대회서는 치수제를 도입했다. 아마추어가 흑으로 두되 백으로부터 덤 다섯 집을 받는다. 비기면 백승이므로 실제로는 덤이 4집반인 셈이다.
우승 상금은 1,000만원, 준우승 300만원, 3, 4위 각 100만원으로 아마대회치고는 상금이 제법 쏠쏠하다. 백정훈 분당기우회장을 비롯해 회원들이 주머니를 털어 4,000여만원의 대회 경비를 마련했다.
“올해부터 분당기우회장배에 시니어 프로 기사들을 초청할 생각입니다. 프로아마대회로 만들고 상금도 대폭 증액하겠습니다. 프로와 아마의 벽을 허물고 추억의 올드 스타들이 옛 친구들과 수담을 나누는 장면은 생각만 해도 아름답지 않습니까?.” 올 초 아마바둑사랑회 신년회 모임 때 백정훈 분당기우회장이 인사말을 통해 공언했던 약속이 현실로 이뤄졌다.
이번 대회는 23일 예선전을 벌여 본선 64강을 가린 후 24일 8강전까지 치르고 25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준결승전과 결승전을 갖는다. 본선 경기는 모두 타이젬에서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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