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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레톤 유망주 박경민/ 한데종목 고교생의 캄캄한 대입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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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레톤 유망주 박경민/ 한데종목 고교생의 캄캄한 대입 꿈

입력
2011.04.2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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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켈레톤의 유망주 박경민(18∙휘문고)은 올해 3학년이 됐다. 그는 국내 유일의 썰매 종목 청소년대표 출신. 그러나 그의 앞날에는 잔뜩 먹구름이 끼어 있다. 체육대학 진학도 현재로선 힘들다.

강원도 평창은 오는 7월 남아공 더반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사상 첫 동계올림픽유치 '3수'에 도전하지만 국내 동계스포츠의 현실은 여전히 척박하기만 하다. 일부 빙상 종목과 쇼트트랙에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될 뿐 기초 종목은 관심 밖이다.

박경민은 "국가대표로 나가 반드시 메달을 따고 싶은데 어떻게 진로를 결정해야 할지 정말 고민됩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박경민은 지난 2009년 휘문고 봅슬레이부 창단 멤버로 썰매를 타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4월 열린 스켈레톤 아메리카컵대회 주니어국가대표로 출전해 전체 15명 가운데 14위를 기록했다. 15위가 실격 선수여서 기록만 보면 꼴찌다.

그러나 국내 경기장이 없는 열악한 현실에서 이 종목을 시작한 지 2년 밖에 안된 유망주가 완주에 성공했다는 것 자체가 값진 성과다. 박경민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랑 눈썰매를 타는 걸 정말 좋아했거든요. 훈련은 고되지만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라는 자부심에 힘든 줄도 모릅니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경민의 미소와는 달리 그러나 현실은 차갑기만 하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체육 특기생을 선발할 때 국내대회와 국제대회 성적을 반영한다. 하지만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은 국내대회가 없다.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아 성인대표팀 선수와 겨루는 국제대회에서 입상하지 못하면 특기생으로 선발되지 않는다. 사실상 한국 썰매 종목은 대학 특기생이 없는 셈이다.

휘문고는 지난 1월부터 체육 특기생을 뽑는 서울 지역 각 대학에 '봅슬레이∙스켈레톤 평창동계올림픽 유망주 대학 입학 제안서'를 보내며 동계 종목의 미래에 투자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측은 '묵묵부답'이다. 대학들은 "야구와 축구, 농구 등 인기 종목에 대한 투자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때에 특기생을 늘리는 건 무리"리고 말한다. 또 지금까지 박경민처럼 고교 때부터 썰매 선수로 활약한 선례가 없는 것도 어려움 가운데 하나다.

한국 썰매 대표 선수들은 특기생이 아닌 일반 대학에 진학한 뒤 썰매를 탄다. 악조건 속에서 이들은 묵묵히 훈련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반드시 끊어야 한다고 대표 선수들은 입을 모은다.

동계 종목 관계자는 "대학들의 관심과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지난 2009년 MBC 오락프로그램 <무한도전> 이 방송됐을 때 잠깐 인기 있었던 게 전부다. 동계올림픽 유치에 온 힘을 쏟고 있는 이때에 대학들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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