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대책반 가동 등 온종일 긴박]"선체 높고 속도 빨라 해적 타깃 아닌데…" 한때 당혹
한진해운 소속 컨테이너선 한진텐진호가 해적에 피랍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가 전해진 21일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는 정확한 상황 파악에 주력하며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오후 한때 한진텐진호에서 연기가 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땐 일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하지만 마침내 최영함이 선원 모두가 무사하다는 소식을 전하자 한진해운 임직원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날 오전 한진해운은 컨테이너 선박이 해적의 표적이 됐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무게 7만5,000톤의 컨테이너 선은 배의 높이가 24m로 건현(배가 가장 많이 잠길 때 수면부터 갑판까지 높이)이 10미터가 넘고, 최저운항속도도 20노트(시속 33.3km)로 빨라 해적들이 쉽게 선박에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 때문에 국토해양부에서는 속도 15노트, 건현 8m 이하인 배에 대해서만 반드시 보안요원을 탑승시키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은 해적들의 목표가 되는 선박이 아닌데 이런 일이 생겨 잠시 당황스러웠다"며 "선원들의 안전이 걱정됐으나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고 안심했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이날 김영민 사장을 중심으로 비상대책반을 급히 꾸리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선박과의 통신을 시도했다. 김종도 전무는 "오늘 새벽 해당 선박으로부터 비상신호를 받은 후 연락이 두절됐다"며 "상황 파악이 최우선"이라며 말을 아꼈다.
오후 들어 한진텐진호가 기관을 정지한 채 통신이 두절된 소말리아 동쪽 460마일 해역에서 움직이지 않은 채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희망 섞인 전망도 나왔다. 선원들이 선박을 운항하지 못하게 한 뒤 선박 내 피난처인 시타델로 무사히 대피했다면 해적이 배를 점령했다 하더라도 자신들의 본거지로 배를 끌어갈 수 없어 구조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언론 한진텐진호에서 연기가 목격됐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한진해운 관계자들 사이에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으나 마침내 한진텐진호 선원들이 안전한 것으로 확인되자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선원 모두 안전하게 발견될 때까지 노력해준 정부와 국민께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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