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법정사~서호동 구간 9㎞… 편백나무 숲 산림욕 가능
한라산 둘레를 한 바퀴 도는 '한라산 둘레길' 일부가 개설돼 29일 첫선을 보인다. 제주도는 지난해 전체 길이 80㎞의 '한라산 둘레길' 조성에 들어가 1단계로 서귀포 법정사에서 서호동 구간에 이르는 9㎞ 구간에 대한 사업을 마무리하고 이날 개통식을 갖는다고 21일 밝혔다.
한라산 해발 600~800㎙의 국유림에 있는 둘레길은 일제가 한라산의 울창한 산림과 표고버섯을 수탈하려고 만든 병참로(일명 하치마키 도로)를 활용해 만들었다. 이 일대에는 제주4ㆍ3사건 당시 군경 토벌대와 무장대가 주둔했던 흔적이 남아있기도 하다. 둘레길은 너비를 최대 2㎙로 제한하고, 인공자재의 사용을 억제해 자연지형과 생태환경을 최대한 살리도록 설계됐다.
둘레길 주변에는 졸참나무, 서어나무, 종가시나무, 붉가시나무, 동백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숲을 이루고, 한 폭의 그림 같은 적송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강정천과 악근천 등 4개의 하천과 시오름 하산길에는 아름드리 편백나무 숲이 조성돼 있어 산림욕도 즐길 수 있다.
한라산 둘레길 조성사업은 총 30억원을 들여 2014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다. 총 연장은 80㎞. 이중 20㎞는 기존 임도를 활용하고, 나머지 60㎞는 새롭게 정비된다. 전체 구간은 제주시 절물자연휴양림-사려니 숲길-수악교-돈내코 상류-시오름-서귀포자연휴양림-거린사슴-노루오름-1100도로-제1산록도로-~한라생태숲-~절물자연휴양림이다. 한라산국립공원에 포함된 지역은 제외된다.
도는 탐방객들의 편의를 위해 전체 둘레길을 왕복 5~6시간에 걸을 수 있도록 구간별로 나눠 개설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한라산 둘레길 개통으로 한라산에 집중된 등산객을 분산시키는 한편 산림휴양과 생태체험, 역사ㆍ문화의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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