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제3의 도시이자 내전의 최대 격전지인 미스라타의 전황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미국이 무인한공기(UAV)를 이용해 리비아 공습에 나선 지 하루 만인 23일(현지시간), 정부군이 반카다피 시민군의 서부 거점인 미스라타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전세는 시민군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다시 하루 만인 24일 정부군은 미스라타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재개했다.
로이터통신은 "무차별 포격으로 상황이 매우 위험하다"는 시민군 측 발언을 전했다.
앞서 23일 칼레드 카임 리비아 외무차관은 "지역 부족장들에게 분쟁 해결을 맡기고 정부군은 미스라타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고, 혀지의 시민군 대변인은 "종합병원과 의학기술 연구원 두 곳을 제외하고 카다피군이 모둘 물러났다"며 미스라타 해방을 선언했었다. 그러나 시민군은 24일 "무기만 충분하다면 한 달 안에 싸움을 끝낼 수 있다"며 다시 서방 국가들에 다급히 지원을 요청하는 처지가 됐다.
애초 철군 발표는 기만술에 불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아흐메디 바니 시민군 군사위원회 대변인은 23일"(철수 방침은) 속임수에 불과하다. 미스라타를 내주면 수도 트리폴리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잘 아는 카다피군이 쉽게 철수할 리 없다"고 단언했다.
카임 차관의 23일 발언을 면밀히 살펴봐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았다. 그는 "48시간 안에 분쟁해결 협상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6만명이 넘는 (와팔라족 등 카다피 측) 부족 병사들과 정부군이 미스라타를 피로 물들일 것"이라고 위협했다. 미스라타는 역사적으로 리비아 최대 부족이자 카다피와 혈맹관계인 와팔라족과 앙숙 관계였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라이벌 심리를 이용해 미스라타 전투를 대리전으로 끌고 가면서 동시에 NATO군의 공습도 피하겠다는 카다피군의 노림수"라고 지적했다. 한편 그리스 국영 통신사 ANA는 24일 알바그다디 알리 알마흐무디 리비아 총리가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공습을 중단케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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