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아놀드 "살아 숨쉬는 작품…"뉴욕 '메리분 갤러리' 소속… 한국인에게 평론 써 준 것은 처음내달 경기 파주서 초대전
'몸을 던지는 작가'로 유명한 화가 김동기(50)씨. 그가 세계 최고의 상업화랑 중 하나인 미국 뉴욕 '메리분 갤러리'의 디렉터 토마스 아놀드로부터 자신의 초대전 평론을 받았다. 아놀드씨로부터 평론을 받은 화가는 김 작가가 국내 처음으로 알려지고 있다.
메리분 갤러리는 뉴욕의 대표적인 화랑가인 챌시지역의 상업화랑으로 세계 미술계를 이끄는 탑클래스 화랑이다. 아놀드씨는 쟝 미셀 바스키아, 바바라 크루거, 마크 퀸, 아이 웨이웨이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수준의 아티스트를 배출했으며, 아시아 현대미술 전문가로서 15년여 전부터 한국 미술계와 교류하고 있다. 그가 5월 경기 파주 문화예술마을 헤이리의 '갤러리 터치아트' 초대전을 여는 김 작가에게 평론을 써 준 것은 그 만큼 작품성을 인정했다는 뜻이다.
김 작가가 아놀드씨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12월. 미술과 건축, 디자인이 한 자리에 만나는 것으로 유명한 2010코리아 투모로우전 공동기획자인 아놀드씨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였다. 그는 김 작가의 작품을 배경으로 한 이대형(Hzone 대표) 디렉터의 사진을 보고 작품에 관심을 표하면서 둘의 만남이 이뤄졌다. 이대형 디렉터는 코리아 투모로우전 공동기획자다.
"아놀드씨에게 5월 전시회와 함께 화집에 실을 평론을 요청하자 흔쾌히 수락했고, 2개월여간 전자우편을 통한 소통 끝에 이달 초 평론을 보내왔을 때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며 "동양계 작가에게 까다롭기로 유명한 디렉터로부터 평론을 받은 순간, 내 작품이 세계무대에서 인정 받는 것이 그냥 꿈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아놀드씨는 '깊고 깊은 어둠(The Deepest Black)'이란 제목의 평론을 통해 "김동기의 작품은 살아 숨쉰다. 영혼의 장소에서 출발해 삶과 상실 그리고 영혼에 대한 정직한 표현으로 다가온다. 진실의 추구선상에서 작품을 만들어왔으며 앞으로도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며 계속해 우리에게 영감을 불어 넣어 줄 것이다"라고 평했다.
그는 내친김에 이번 전시회를 마치면 가을쯤 독일 라이프찌히로 작품활동을 떠날 예정이다. 현대미술의 본산인 라이프찌히에서 서양화가들과 작업 자체로 승부를 겨루기 위해서다. 이후 세계미술계 새로운 중심인 중국에서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게 최종목표다.
"지금까지 벼랑 끝에서 외줄을 타는 곡예사와 같은 심정으로, 온몸을 던져 왔다"며 "때론 무모해 보이겠지만 한 우물을 파는 우직함으로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할 수 있는 그런 작품들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2008년 대구보건대학 인당박물관 전관에서 대작 위주의 작품 300여점을 한꺼번에 선 보여 국내 미술계를 놀라게 했다. 2009년엔 방천시장 예술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지난해는 중국 베이징 아트사이드에서 대규모 초대전을 열기도 했다.
작품 특징은 블랙으로 대표된다. 칼과 스크래퍼, 그라인더와 같은 도구로 캔버스에 깊은 층을 만들어낸 뒤 붓이 아닌 블랙물감을 들이부어 우아한 선을 만들어내는 식이다.
부산 출신으로 계명대 미대와 대학원을 졸업했고,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의 'SAC 2005 젊은 작가'에 선정된 것을 비롯 국내외 개인전 7회 개최 및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글·사진 이현주기자 lare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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