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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의자 브랜드 하나가 인구 4만 지역 경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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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의자 브랜드 하나가 인구 4만 지역 경제 이끈다

입력
2011.04.2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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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올레순드 에코르네스 공장 가보니…

한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 현상이 나타나는 노르웨이는 밤 10시에도 낮처럼 밝았다. 스칸디나비아 반도 서쪽 끝에 자리잡은 올레순드는 인구 4만3,000여명의 작은 도시. 이곳 거리의 중심가에는 사람의 움직임도 많지 않다. 한 겨울 해가 뜨지 않는 흑야 때면 거리는 더 한산해진다. 이런 자연환경 탓일까.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낸다. 세상에서 가장 편한 의자로 불리는 리클라이너 가구가 태동할 수 있는 배경은 어쩌면 이런 자연환경 덕인지 모른다.

리클라이너는 목과 허리 등에 무리 없는 최적의 자세를 만들어 주는 명품 가구로 가구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올레순드의 시킬번 피요르드(Sykkylven Fjord) 주변으로 여러 공장들이 자리잡고 있다.

실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유럽이지만, 이곳 올레순드 지역은 사정이 다르다. 노르웨이대사관에 따르면 노르웨이 전체 평균 실업률은 3.2%인 반면 이곳 올레순드 지역의 실업률은 2.4%에 불과하다. 리클라이너 의자의 대표적 브랜드 스트레스리스를 만드는 에코르네스사(社) 공장이 위치한 시킬번의 경우 주민 7,000여명 중 1,700명이 에코르네스에서 일할 정도. 조기퇴직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다. 노르웨이는 법적으로 만 67세까지 고용을 보장한다. 만 80세까지 정년을 연장할 수도 있다.

루나 호건 에코르네스 생산ㆍ마케팅 이사는 "단순히 산업을 이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고용을 포함해서 공동체의 한 파트너로서 같이 살아가는 데 기여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명품 제품 하나가 지역 경제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 1,700여개의 의자가 만들어지는 생산 공장 안에는 천정에 달린 컨베이어에 매달린 부품들이 사람의 걸음과 같은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여느 산업과 다르지 않게 상당부분의 공정이 기계화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인력 감축은 없다.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때문이다.

에코르네스 관계자는 "기계는 사람의 힘을 덜고 작업자를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옆으로 보이는 창을 통해 북극해와 시킬번 피요르드의 눈쌓인 산이 내다 보였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업장"이라는 설명이 허풍만은 아닌 듯했다.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에코르네스의 철학은 단순했다. "편안함은 몸으로 느낀다"는 것. 이러한 정신은 제품에도 그대로 묻어난다. 창업주의 조카이면서 연구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아베 에코르네스 이사는 "화려한 디자인은 눈을 만족시키지만 편안함을 줄 수는 없다"며 "모든 기능과 디자인은 편안함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코르네스의 스트레스리스 의자는 청와대의 대통령 직무실에도 있는 것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마크 켈시 아시아지역 총괄 회장은 "북한에도 수출한다"고 귀뜸했다.

올해 창사 40주년을 맞은 에코르네스. 올빈 톨렌 에코르네스 회장(CEO)은 "전세계에서 7,500만명이 스트레스리스 브랜드를 알고 있고 80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며 "에코르네스를 유럽 1위의 가구업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올레순드(노르웨이)=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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