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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 이탈한 국·공립공연장] (5) 성남아트센터, 예술의전당 따라잡기에 바짓가랑이 찢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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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 이탈한 국·공립공연장] (5) 성남아트센터, 예술의전당 따라잡기에 바짓가랑이 찢어진다

입력
2011.04.1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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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대형 위주 운영… 지역예술인 대극장 공연은 1년에 7일뿐

경기 성남아트센터는 최근 넉 달에 걸쳐 오페라하우스(1,800석)를 미국 초대형 브로드웨이 뮤지컬 '아이다'에 대관했다. 그런데 표 값은 최대 12만원. 평균 소득이 낮은 구시가지 시민 대부분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센터는 첼리스트 장한나씨를 처음으로 지휘자로 데뷔시키는 등 초대형 실험공연을 하며 매년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개관(2005년)부터 2월까지 200만명의 관객 가운데 무료 관객이 72만여명이다. 세계 초연 등 실험적 대형 기획, 대형 대관이 센터의 인지도를 높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게 문제다. 실제로 센터의 기획공연 예산은 지난해(48억여원)보다 올해(38억여원) 10억여원 줄어들었다.

2005년 이대엽 전 시장의 공약에 따라 시 예산 1,600억원을 들여 분당구 4만평 부지에 건설돼 지난해만 182억원의 시 예산을 받은 센터는 이종덕 전 사장 재임 기간부터 인접한 서울 예술의전당 따라 잡기 식의 초대형 공연 위주의 운영을 해 왔다. 하지만 애초에 정치적 목적으로 지어져 수요와 공급이 어그러진 원죄를 해결하지 못한 채 공급 위주 운영을 계속하며 지역 예술인이나 시민의 요구와는 점차 멀어지고 있다.

19일 성남아트센터에 따르면 오페라하우스에서 지역 예술인 공연은 지난해 1년 365일 중 단 7일(어린이날 드로잉쇼ㆍ기업사랑 열린음악회ㆍ시립국악단 정기연주회)에 그쳤다. 센터는 "콘서트홀(1,000석)과 앙상블시어터(400석)에서 지역 예술인 공연을 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지만 한 지역 예술인은 "시민 세금으로 지은 극장인데 큰 극장은 외부 단체에게만 대관하고 산하ㆍ지역 예술단체는 작은 극장에서만 공연하게 하는 것을 누가 납득하겠냐"고 꼬집었다.

센터에서 소외된 것은 지역 예술인뿐만이 아니다. 시 산하 시립교향악단은 지난해 전체 공연(72회) 가운데 겨우 30%(22회)를 센터에서 공연했는데 이는 2009년(50%)보다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시립국악단도 지난해 전체 공연(81회) 가운데 겨우 18%(15회)만 센터에서 공연해 2009년(23%)보다 줄었다.

또 센터의 지난해 자체 기획공연은 15건으로 전체 공연(365건)의 4.1%(15건)인데 전국 국ㆍ공립공연장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며, 그마저 매년 하락 추세다. 돈이 많이 드는 대형 공연에 치중하다 보니 자체 기획 건수가 줄 수밖에 없다.

센터는 특히 공급 위주 정책과 지역민 수요 사이의 괴리를 다시 건축을 늘리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해 점입가경이다. 센터는 지역민의 커뮤니티센터 역할에 대한 요구가 커지자 지난해 8월 104억원의 예산을 들여 4,537㎡ 규모의 건축물(큐브플라자)을 하나 더 지어 어린이 공연 교육 등을 하고 있다.

이 전 시장 퇴임 이후 센터 사장은 5개월째 공석이어서 앞날은 더 예측 불가능이다.

이에 대해 센터 관계자는 "실험정신은 예술의 본질이기 때문에 세계 초연이 잘못된 것은 아니며 이런 기획을 통해 센터의 인지도가 높아졌고 지역 예술인들도 지역에 이런 세계적 공연장이 있다는 것에 오히려 자부심을 느낄 것"이라며 "센터가 생긴 이후 5년 동안 지역민의 문화 커뮤니티 기능을 하는 사랑방문화클럽을 운영하는 등 공공성 문화 정책도 펴오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국공연예술센터(한팩)가 리모델링에 20억원의 예산을 쏟고도 지난해 춤 전용극장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연극(44편)을 무용(41편)보다 더 많이 했다는 지적(본보 6일자 32면)에 이어 월간지 춤은 4월호 커버스토리로 '아르코예술극장은 춤계의 공동 재산임을 알아야' 좌담을 실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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