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경쟁을 벌이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대결이 특허 전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애플은 최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와 태블릿PC인 갤럭시탭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모방했다며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도 이날 맞대응을 결정하면서 양 사의 자존심 싸움이 법적 분쟁으로 치닫고 있다.
애플이 문제삼은 부분은 갤럭시S와 갤럭시탭 바탕 화면에 표시되는 각종 아이콘 모양 등 디자인이다. 갤럭시S와 갤럭시탭에서 사각형의 귀퉁이를 둥글게 처리한 아이콘 디자인이 애플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일관되게 적용한 아이콘의 디자인을 닮았다는 것이다. 또 애플은 연두색 사각형 안에 수화기 모양을 그린 통화 아이콘, 해바라기 그림이 들어있는 사진보관함 아이콘과 제품 포장 상자까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이유로 애플은 소장에서 "삼성전자가 노골적인 모방으로 애플이 갖고 있는 상표권 및 특허권을 침해해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16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이날 공식 트위터를 통해"적절한 법적 절차를 밟겠다"며 맞대응 의사를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애플의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갤럭시S를 준비하며 특허 침해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 만큼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앞서 휴대폰과 통신기기 사업을 한 만큼 관련 분야에서 다양한 기술 특허를 갖고 있어, 애플이 삼성전자의 통신관련 기술 특허를 침해한 사례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양 사가 서로 같은 종류의 제품으로 경쟁을 벌이면서 물품을 팔고 사는 복잡 미묘한 관계라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애플은 삼성전자로부터 78억 달러(한화 약 8조5,210억 원) 규모의 LCD와 반도체를 구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애플은 소니를 제치고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으로 부상한다. 삼성전자 또한 애플의 제품 생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주요 부품 공급원이다. 그만큼 양 사는 실제로 소송 내용과 달리 강력한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애플의 이번 특허 소송이 삼성전자에 흠집을 내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전시 효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탭 10.1과 갤럭시S2로 알려진 스마트폰을 상반기 중 국내외에 출시할 계획이다. 애플도 아이패드2를 최근 내놓은데 이어 6월 중 아이폰5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강력한 경쟁 상대로 부상한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며 "특허 소송은 몇 년씩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 효력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