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견ㆍ중소기업이 연구개발(R&D) 단계부터 손을 잡고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동반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첫 걸음입니다."
서영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원장은 21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도요타 사태와 올해 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 여파에 따른 산업계의 혼란에서 보듯 대기업이 글로벌 아웃소싱을 통해 부품과 소재를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R&D를 통한 동반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손을 잡고 품질과 기술 개발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그럴 경우 꼭 필요한 신기술을 처음부터 확보해 원가 절감 및 수입 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또 "중소기업은 판매처 확보를 통해 더 큰 성장을 위한 자금마련이 가능해져 기술 수준을 높이고 기술 자립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KEIT는 현재 정부의 산업기술 R&D 예산 2조원 가량을 위탁 관리하고 있다. 서 원장은 "대기업 중심의 R&D체제를 중소ㆍ중견기업 중심의 동반성장형 R&D 체제로 바꾸고 있다"며 "리스크가 큰 미래 시장 창출형ㆍ시스템형 R&D는 대기업이, 중소형 과제는 원칙적으로 중소ㆍ중견기업이 맡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KEIT는 지난해부터 2018년까지 1조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세계시장 선점 10대 핵심소재(WPM)사업'에 중소ㆍ중견기업이 대기업과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공공기관과 대기업이 필요로 할 신기술이나 신제품을 중소기업이 개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개발에 성공하면 수요처가 구매해 주는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날부터 KEIT 주최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1 지식경제 R&D 성과 전시회'에서도 2005년 이후 정부 지원으로 대ㆍ중소기업이 함께 개발해 온 기술들을 한 데 모은 '동반성장관'을 만든 것도 R&D에 있어 동반성장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라는 게 서 원장의 설명이다. 서 원장은 "진정한 기술 강국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개방형 혁신'이 꼭 필요하다"며 "국내 대ㆍ중소기업은 물론 해외 연구기관 및 기업 등과도 손잡고 국제 공동 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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