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명실공히 최고의 레프트로 인정 받았다.
2006~07 시즌 대한항공에 입단한 김학민(28)은 그동안 줄곧 라이트로 활약했다. 드래프트 1순위에 뽑힌 그는 탁월한 점프력을 바탕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그러나 193㎝의 신장으로 공격의 핵심인 라이트 자리를 지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m가 훨씬 넘는 라이트 용병들과의 경쟁에서 힘이 부쳤다. 그래서 그는 2009~10 시즌부터 레프트 변신을 결심했다.
공격만 전담하다 서브 리시브까지 책임져야 하는 레프트를 맡으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공격형 레프트라곤 하지만 수비 부분에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에 기본 리시브 자세부터 새로 익혀야 했다. 지난 시즌에 가능성을 엿보이면서 배구대표팀까지 발탁된 그는 올 시즌에는 국내 최고의 레프트로 거듭나며 대한항공의 첫 정규리그 1위를 견인했다.
프로배구 V리그를 통틀어 서전트 점프가 90㎝ 이상으로 가장 높은 김학민은 올 시즌 공격 성공률 55.65%를 기록, 지난 시즌 가빈 슈미트(삼성화재)가 작성한 역대 최고 기록(55.55%)을 갈아치웠다. 또 오픈(43.34%) 2위, 퀵오픈(62.61%) 4위, 시간차(64.29%) 6위 등에 오르며 토종 거포의 자존심을 지켰다. 김학민은 19일 여의도 63시티에서 열린 NH농협 2010~11 시즌 남자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투표인단 52표 가운데 31표를 얻어 9표의 가빈을 제쳤다. 남자부에서 신인왕과 MVP를 모두 수상한 선수는 김학민이 처음이다. 그는 “팀 모두가 잘해서 리그 1위에 올랐는데 내가 MVP를 받아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다음 시즌 우승을 위해 입대를 연기했다. 반드시 정상에 오른 뒤 상무에 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자부에서는 황연주(현대건설)가 챔피언결정전 MVP에 이어 정규리그 최고 선수의 영예를 안았다.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로 현대건설로 이적한 황연주(27표)는 팀의 사상 첫 통합 우승을 이끈 공로를 인정 받았다. 이로 인해 올 시즌 V리그 남녀부 MVP는 2005년(후인정, 정대영) 이후 6년 만에 국내선수가 싹쓸이했다.
가장 치열했던 남자부 신인왕 부문에선 ‘최대어’ 박준범(26표ㆍKEPCO45)이 곽승석(25표ㆍ대한항공)을 따돌리고 생애 한 번뿐인 영광을 차지했다. 여자부에서는 도로공사의 돌풍에 힘을 보탰던 표승주가 45표로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최고 신인에 올랐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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