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27 재보선 최대 격전지인 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와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21일 첫 TV토론에서 격돌했다. 두 후보는 분당구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1시간20분 간 진행된 토론을 통해 막판 판세의 분수령이 될 부동층 표심을 공략하는데 주력했다.
강 후보는 초반부터 천안함 사건을 매개로 손 후보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그는 "명백한 북한 소행으로 꽃다운 (천안함) 용사 46명이 수장되었는데도 민주당과 손 후보는 아직도 북한의 소행이라고 말하지 않고 있다"며 '분당 우파'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이에 손 후보는 "나는 당 대표로서 천안함 사태가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한 적이 있었느냐"며 "그런 질문을 묻는 의도가 새로운 색깔론 아니냐"고 맞받았다.
손 후보의 경기지사 시절 성과를 두고도 신경전이 오갔다. 손 후보가 "지사 시절에 판교테크노벨리 조성 등 분당에 걸맞은 성장동력을 만들었다"고 '업적'을 내세우자 강 후보는 "손 후보의 치적은 180억원 들여 만든 경기 영어마을인데 가보니 드라마 촬영 등 관광객 차만 가득하더라"며 '전시행정'을 부각시켰다.
분당 지역 현안인 아파트 리모델링과 관련해선 '원조론'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강 후보가 "며칠 전에 한나라당이 리모델링 특위를 만들었는데 제가 위원장을 맡았다"고 말하자, 손 후보는 "지난달 민주당이 당론으로 제출한 리모델링 법안을 지금이라도 한나라당이 통과만 시키면 된다"고 반박했다. 이날 토론회는 대북 정책, 기업 동반성장 등 국가적인 정책을 두고 격론을 벌여 대선 후보간 토론회를 방불케 했다.
이밖에 서로의 장점을 칭찬해달라는 사회자의 요청에 두 후보는 은근히 날을 세웠다. 강 후보는 "과거에 한나라당에 있을 때 많이 겪어봤지만 모질지 않고 따뜻한 분"이라며 손 후보의 한나라당 탈당 전력을 에둘러 지적했다. 손 후보 역시 "당을 위해 18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나중에) 실행에 옮긴 점은 큰 결단"이라며 강 후보의 보선 출마를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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