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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 기자의 경계의 즐거움] '아직 끝나지 않았다'의 희곡 작가 임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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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 기자의 경계의 즐거움] '아직 끝나지 않았다'의 희곡 작가 임나진

입력
2011.04.19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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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작가 임나진(26)씨. 공동체로서의 연극 작업을 알아 가는 초년병이다. 큰 호응 속에 18일 막 내린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한국공연예술센터가 차세대 공연 예술가 육성 프로젝트로 벌인 ‘2010 봄 작가, 겨울 무대’의 최우수작이다. 참신한 문제의식과 무대 어법으로 기성 연극을 반성케 한다. 시종 웃음과 감탄이 함께한 보험 사기극이었다.

두 번 놀랐다. 우선 실제 무대를 담당한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몇 번씩이고 고치며 완성을 지향해 갔다는 사실에, 두 번째는 그 사실을 당당히 밝힌다는 데 놀랐다. 바로 젊음의 힘이다. 갈수록 히키코모리화해 가는 창작 관행에 대한 연극적 저항이기도 하다

“연출자와 솔직히 의견 교환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죠. 그래도 안 되면 배우들 견해를 듣죠. 특히 결말부가 해피 엔딩이냐 새드 엔딩이냐 두고는 술자리에서 모두에게 일일이 의견을 물었죠.” 연극은 공동 작업이니 함께할 것 권한 선배의 의견을 수용하니 희곡만 붙들고 씨름해 온 저간의 방식이 자연스레 깨졌다. 무엇보다 연습장에 나가 그들의 아우라를 호흡한 것이 가장 컸다. “충분히 바꿔 갈 수 있다는 여지를 확인했죠.”수정과 보완의 진정한 의미를 체득했다.

“설득 작업에도 상당히 노력했어요. 때로는 변명하는 것 같아 내심 불편하기까지 했죠.” 아날로그 작업, 특히 연극판에는 그게 참 힘들다. 그래서 부대꼈다. “그러나 매일 나가 배우들과 친해지게 되니 이해하게 되는 부분이 많아졌어요. 신인이라 낯설었지만 ‘선배들’에게 예시하고 이해시켜 나갔죠.”

크게 7차례 수정했지만 매일 배우들의 연습 보며 언어를 절제하고 어미(語尾)를 입에 붙게 만드는 등 디테일 수정까지 합치면 헤아릴 수 없다. “사투리(부산 출신) 탓에 내 말이 퉁명스레 들려 서로 언성 높일 때도 있었어요.”

이번 무대를 두고 “작가로서의 자존심과 현장의 고민이 부딪친 결과물”이라 할 때 부쩍 성숙한 연극인의 모습이 느껴진다. 하지만 “작품은 내 본래 의도와 전혀 위상 차가 없었다”는 대목에서는 우리 연극의 밝은 미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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