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 대선 여론조사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64)의 '정치적 실체'를 놓고 논란이 많다. 불과 한달만에 지지도가 두배로 뛰며 일약 공화당 잠룡 중 1위에 오른 그가 정말로 대선 가도에 뛰어들 의지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대부분 정치분석가들의 생각은 '아니오'이다. 아직은 국가를 운영할 정치인으로서의 '신중함'을 갖추지 못한 '정치명사' 또는 '정치연예인'의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의 인기 역시 기존 정치판에 대한 유권자들의 식상함에서 오는 반사이익일 뿐 실체가 뒷받침된 것은 아니라는 게 언론들의 분석이다.
그에 대한 비판은 통렬하다. 2008년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대선 참모였던 마이크 듀하임은 "출마하지 않을 사람 때문에 게임의 계획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며 "트럼프를 그냥 무시하라"고 다른 공화당 잠룡들에게 조언했다.
트럼프가 인정을 못 받는 것은 지도자로서의 비전을 제시한 적이 없는데다, 인기영합적인 '선동정치'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유가를 40~50달러 수준으로 내리지 않으면 석유수출국에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나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하지 않으면 모든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호언한 것이 그런 예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의혹을 파헤치겠다"며 하와이에 사설 조사단을 보낸 것도 비슷한 경우다.
보수단체인 '성장을 위한 클럽'의 크리스 초콜라 회장은 워싱턴포스트에 "그의 인기는 질퍽거리다가 결국 사라질 것"이라고 공격했다. 미 언론들은 다만 "트럼프가 기조 연설자로 나서는 6월 아이오와주 공화당 선거자금 모금행사 때까지는 그의 '비전통적 호소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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