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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박물관·전시관은 '예산먹는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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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박물관·전시관은 '예산먹는 하마'

입력
2011.04.1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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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 검토 없이 잇따라 건립… "운영비 없다" 市에 손벌리기 일쑤

영주지역에 박물관과 전시관 등이 관람객 유치나 운영비 조달 등 경제성 검토 없이 잇따라 건립되면서 예산을 탕진하는 밑 빠진 독이 되고 있다. 그런데도 영주시는 예산 대책없이 한국인삼박물관과 콩세계과학관, 천연염색전시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영주시는 2009년 2월 국비와 지방비 100억원을 들여 부석사박물관을 완공했지만 연간 1억원의 운영비를 둘러싸고 운영 주체인 부석사와 신경전을 벌이느라 2년 동안 문을 닫아 두고 있다. 부석사가 "관람료로는 운영비에 턱없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영주시에 예산지원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립 전에 마땅히 세워 뒀어야 할 운영 대책이 없었다는 것이다.

풍기온천지구에 건립 중인 한국인삼박물관과 부석면 임곡리에 건립할 영주 콩세계과학관도 완공 후 운영 대책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착공한 인삼박물관은 103억원의 예산으로 5,097㎡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2,829㎡ 규모에 인삼관련 기획전시실과 건강실, 카페테리아 등을 갖춰 내년 6월 완공 예정이다. 또 50억원의 예산이 드는 콩세계과학관은 3만㎡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연면적 1,600㎡ 규모로 전시관 체험관 수장고 등을 갖춰 내년 말 들어설 예정이다.

인삼박물관은 시가 직영하고, 콩과학관은 한국콩연구회에 맡겨 운영할 계획이지만 운영비 부담 대책은 아직 없다. 관람료나 자체 수익으로는 운영비 조달 조차 어려울 것이 뻔해 시가 예산지원 압박을 받게될 것으로 전망된다.

천연염색전시관의 경우 도비와 시비 4억원을 마련해 뒀지만 관련 단체들이 서로 운영권 다툼을 벌이면서 사업 착수도 못하고 있다. 이 역시 뚜렷한 수익성 검토도 없이 추진되고 있다.

2009년 풍기IC 입구에 22억원을 들여 건립한 영주시농특산물 홍보전시관은 부실한 운영으로 제구실을 못해 시가 연간 1,800만원의 공공요금과 수리비를 지원하고 있다. 작년 6월 70억원을 들여 준공한 부석면 영주사과홍보관은 지금까지 위탁단체 선정도 못한 채 문을 닫아두고 있다.

이밖에도 영주시는 2008년 5월 10억원을 들여 봉현농공단지 내 풍기인견홍보전시관을 건립했으나 전시관 기능은 상실한 채 일부 업체의 인견판매장으로 전락했다. 2003년에는 19억원으로 영주상공회의소 및 지역공산품홍보전시관을 건립했으나 문을 닫은 지 오래다.

영주의 한 시민은 "박물관과 전시관의 전시물이 초라하기 짝이 없어 실망할 때가 많은데도경쟁하듯 새로 짓는 것은 선거과정에서 후보들이 압력단체나 업계의 요구를 대책없이 수용한데다 자신의 치적쌓기로 활용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글·사진 이용호기자 ly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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