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7억원 투입… 2013년까지 조성후보지로 자유공원·거북시장 부근 등 거론
인천 남동구의 자동차부품업체에서 일하는 베트남 출신 구엔(가명‧35)씨는 주말이 되면 다문화 특화거리를 찾는다. 3년 전 한국에 온 그는 이 곳에서 베트남 친구들을 만나 고국 음식을 먹고, 타국 생활의 애환을 얘기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또 다문화정보센터에 들러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의료 및 행정의 정보들을 수집하고, 화상 채팅으로 베트남에 있는 가족에게 안부를 전한다. 구엔씨에게 주말이면 다문화특화거리는 고향 같은 곳이 됐다.
2013년까지 인천시에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가정들을 위한 다문화 특화거리가 들어선다.
인천시는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대비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하고, 외국인과 시민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다문화 특화거리를 내년부터 조성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인천시 관계자는 "다문화특화거리는 볼거리와 문화관광 기능은 물론이고, 외국인들과 다문화가정의 복지‧행정 ‧취업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원에 중점을 두고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올해 6월까지 외국인 음식점과 쇼핑센터, 환전소 등 다문화 요소가 집중돼 있는 기존 지역을 우선적으로 검토해 대상지로 선정할 계획이다. 후보지로는 관광형의 경우 중구 자유공원 일대와 계양구 음식문화거리, 정주형은 서구 석남동 거북시장과 남동구 수인선 하구포구역 부근이 거론되고 있다.
특화거리에는 근로자 쉼터, 만남의 장소, 다문화공간, 국가별 상징조형물 설치, 알뜰장터 등이 갖춰진다. 사업비는 국비와 시비 등 모두 7억1,4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시는 인천에 사는 외국인과 결혼이민자,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설문 및 인터뷰 조사를 통해 외국인이 필요로 하는 주제와 문화컨텐츠를 마련하기로 했다. 6월까지 인천발전연구원에서 정책연구과제가 마무리 되면 올해 연말까지 대상지에 대한 마스터 플랜을 수립한 후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시는 음식점과 집회 활동장소 등 구체적 자료를 구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다.
현재 인천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근로자, 결혼이민자, 유학생 등 6만4,000명에 달한다. 송도국제도시, 부평구, 남동구, 서구 등에는 외국인 음식점, 생필품 판매점, 종교시설 등이 있지만 모여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은 부족한 실정이다.
인천시는 쇼핑, 음식, 종교, 상담, 교육, 진료, 공연, 운동, 취미활동, 정보교류 등을 위한 시설과 단체를 한 곳에 모아 조성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다문화특화거리는 내‧외국인에게 각국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자는 취지"라며 "인천의 월미도나 차이나타운 같은 수도권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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