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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美 군의관, 목숨걸고 살린 병사와 깜짝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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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美 군의관, 목숨걸고 살린 병사와 깜짝 재회

입력
2011.04.1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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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우호협회 시상식서 만나존 오 중령 "본분 다했을 뿐"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던 한국계 미군 군의관이 위험을 무릅쓰고 살려낸 병사와 5년 만에 만나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1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애틀랜타 한미우호협회 연례만찬 시상식장. 존 오 중령(39)은 자신의 용감한 수술 과정이 담긴 동영상 상영이 끝난 뒤 쑥스러운 표정으로 연단에 섰다. 만찬에 참석한 200여명의 한미 양국 인사들은 그를 향해 기립박수로 경의를 표했다. 그는 "군의관으로서 본분을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한창이던 2006년 3월 16일. 그가 소령으로 근무 중이던 아프간 주둔 미군 야전 병원으로 미 육군 10산악사단 소속의 차닝 모스 일병이 몸에 폭탄 뇌관과 기폭장치가 박힌 채 후송돼 왔다. 모스 일병은 순찰 도중 탈레반의 로켓추진수류탄 공격을 받았고, 몸에 박힌 뇌관은 수술 도중 얼마든지 폭발할 가능성이 있었다.

당시 미 육군 수칙은 폭탄이 몸에 박힌 군인은 추가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병실에서 멀리 떨어진 벙커에 격리하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오 중령은 군의관과 의무병 자원을 받은 뒤 폭탄제거팀과 함께 헬멧과 방탄조끼를 입고 2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모스 일병을 살려냈다. 오 중령은 이 공로로 2007년 1월 영웅적 행동을 한 미군에게 수여하는 '군인훈장(Soldier's Medal)'을 받았고, 2009년 중령으로 승진해 현재 독일에서 근무 중이다.

청중의 박수가 끝나기 전 '깜짝 이벤트'가 이어졌다. 청중석에 있던 모스씨가 연단을 향해 걸어 나왔다. 수술 뒤 제대를 하고, 애틀랜타 인근 게인즈빌에서 살고 있는 모스씨를 협회가 초청한 것. 오 중령은 청중석에 그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모스씨는 "폭탄이 터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수술을 통해 목숨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라며 감사의 말을 전하고 오 중령과 뜨겁게 포옹했다. 청중 역시 기립박수로 두 사람의 해후를 축하했다.

이들의 만남을 주도한 박성근 우호협회 회장은 "한국계 미국인을 대표해 영웅적인 활약을 한 오 중령은 미국 전체 커뮤니티를 감동시키는 빛나는 귀감"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이날 오 중령을 '2011 새로운 미국인 영웅상' 수상자로 선정하고 1만 달러의 상금을 전달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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