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최대 뇌관으로 꼽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처리하기 위한 배드뱅크(Bad Bank)가 만들어진다.
금융감독원은 은행권 등에 분산돼 있는 PF 부실채권을 할인된 가격에 사들여 사업장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올 상반기 중 배드뱅크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권혁세 금감원장은 18일 5개 금융지주사 회장들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부동산 PF 부실채권 처리에 특화된 배드뱅크를 설립할 계획이니 은행들이 적극 참여해 달라"고 주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미 은행들이 출자해 만든 민간 배드뱅크 '유암코'가 있지만 장기부실채권을 다루는 곳이어서 단기 부실채권인 PF 대출은 별도 배드뱅크를 통해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가급적 상반기 중 출범하는 것을 목표로 은행실무진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F 배드뱅크 설립에는 8개 시중ㆍ특수은행이 참여할 것으로 보이며, 은행마다 보유하고 있는 PF 대출 비중에 따라 10~15%씩 차등 출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지난해 말 전체 금융권 PF 부실채권 규모는 9조7,414억원. 하지만 배드뱅크는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자금 조달이 가능한 데다 정상화된 부실채권 매각 대금도 회수되기 때문에 은행들의 출자액은 5,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삼부토건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에서 보듯 건설사 PF에 대해 금융권 지원이 소극적이라고 판단한다"며 "금융산업은 실물경제의 활동을 제대로 지원하면서 성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드뱅크(Bad Bank)
금융회사가 보유한 부실 자산이나 채권을 사들이는 특수목적회사(SPC). 정상화한 뒤 되팔면 그만큼 이익이 남는다. 부실채권을 모두 넘긴 금융회사는 우량자산만 남게 돼 '굿뱅크(Good Bank)'로 전환된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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