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자신의 국가관을 밝힌 저서 <국가란 무엇인가> 를 18일 출간했다. 책에서 그는 진보진영의 비판을 받는 보수주의 국가론도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등 유연한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국가란>
유 대표는 "새는 좌우의 두 날개로 날고 사회도 진보와 보수가 있기에 유지ㆍ발전한다"며 "안보국가나 자본주의 발전국가, 민주국가, 복지국가 등의 국가관 모두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적었다. 이는 안보국가론이나 자본주의 국가론 등 보수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가치들도 포용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유 대표는 책 곳곳에서 이 같은 보수의 현실성을 인정했다. 그는 "자유주의 국가론이나 마르크스주의 국가론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이념형 보수'를 무식하다고 경멸하거나 시간이 흐르면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현실과 희망사항을 잘 구별하지 못한 소치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발 더 나아가 그는 1987년 6월 민주항쟁 시절 유인물에 '민중들이여' 대신 '애국시민 여러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애국시민'은 극우 보수주의자들이 사용하는 수사(修辭)라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는 에피소드를 전하면서 진보진영의 극단성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또 "애국심이 사악하거나 위험한 감정이라고 생각하는 자유ㆍ진보주의자들은 그 단어를 즐겨 사용하지 않았다"며 "그것은 현명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진보진영 내에서 비판을 받아온 보수주의 체제를 설명하는 국가론도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선 유 대표가 기존의 강성 진보 이미지를 벗고 야권 대선 주자로서 이념 지평의 확대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실정치와 관련해서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둔 듯한 연합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권력을 정당하게 양도받는 다수파가 오직 하나의 이념으로 뭉쳐진 집단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며 "진보의 힘은 '섞임'에서 나온다. 이념과 정치문화의 '섞임'을 통해 진보의 힘을 키우는 것이 연합정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평소 참여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이 통합해서 후보를 낸 뒤 민주당 후보와 경선을 통해 야권 후보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왔다.
그는 책에서 "국가주의 국가론을 따르는 시민들이 항속적으로 이념형 보수정당을 지지하고, 자유주의 정당과 진보정당 가운데 어느 쪽도 혼자 힘으로 보수정당을 능가하지 못하는 우리 상황에서는 연합하지 않고서는 보수주의 정당을 이길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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