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복 생산기업 매출 10배 늘어… 지방정부, 배상금으로 SUV 등 구입도
미국 역사상 최악의 해양 오염사고인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고가 발생하고 1년동안 방제작업이 계속되는 한편 원유유출 백만장자를 가리키는 스필리어네어(spillionaire·spill과 millionaire를 합성한 신조어)가 등장하고 있다.
미 abc방송은 17일(현지시간) 사고를 일으킨 영국 석유기업 BP의 배상금 덕에 쏠쏠한 이익을 챙긴 기업과 지방정부가 많다고 보도했다. BP가 방제 인력으로 4만8,000여명을 고용하면서 방제복을 생산하는 기업은 10배가량 매출이 늘었다. abc에 따르면 생수부터 보트, 이동식 화장실 등이 많게는 20배까지 가격이 뛰었다. 정부와 계약한 생물학자팀은 숙소로 쓸 방 네 개짜리 집의 임대료로 월 3만 달러를 지불했다.
엉뚱하게도 유출사고와는 무관하게 돈이 쓰이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방정부는 BP로부터 받은 돈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테이저건(범죄자 체포 등에 쓰이는 전기총), 심지어 최고급 아이패드를 구입했다. 미시시피주 걸프포트시의 하수담당 부서는 기름은 단 한 방울도 청소하지 않은 진공청소차를 30만달러를 주고 구입했다. 플로리다주의 한 카운티는 기름오염 없는 해변에서의 록 콘서트 행사를 선전하는 데에 56만달러를 지출하기도 했다.
세인트버나드패리시 지방의원 웨인 랜드리는 "BP에 쓸데없는 바가지를 씌우기보다 돈을 적절히 사용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재난통에 한몫 잡으려 혈안이 된 사람들을 비판했다. 아직도 BP의 배상금 지급을 기다리고 있는 주민 수는 수만명, 금액은 200억 달러에 이른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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