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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이란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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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이란 딜레마'

입력
2011.04.18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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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단체의 거래 중단 압력에 고심 속 대책 모색

미국 반(反)이란 단체로부터 이란과의 거래 중단 압력을 받고 있는 현대ㆍ기아차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18일 현대ㆍ기아차의 이란 시장 철수 검토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는 중동 지역 관계자로부터 문의가 폭주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이날 "그 동안 조용히 사업 규모를 줄여 왔으나 사유가 공개돼 난감하다"며 "당초 6월께 철수를 검토했으나 현지 딜러와 법인에게 아직 최종 결론이 아닌 만큼 차분히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란핵반대연합(UANI)측에서 우리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며 타협안을 모색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하지만 현대ㆍ기아차는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란과의 거래를 중단할 경우 자칫 연 40만대 수준으로 성장한 중동 지역 전체 여론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과의 거래 중단을 요구한 UANI가 미국 유태계 지식인, 외교관 인사로 구성되어 있어 중동의 반이스라엘 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현실적으로 전면 시장 철수를 강행하기도 힘든 형편이다. 현대차의 경우, 이란 판매가 중동법인뿐 아니라 인접한 터키 현지 공장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탓이다. 터키 공장 생산 차량은 현지 기업인 아싼그룹과 협조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데 이란과의 거래를 끊기 위해서는 아싼 그룹의 동의까지 얻어야 하는 상황이다. 아싼 그룹은 이란 현지에 독자적인 딜러망을 구축하고 있다. 따라서 아싼 그룹과 이란 현지 딜러망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거래 중단에 상응하는 위약금 등 금전적 보상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말 미국의 비영리 압력 단체인 UANI는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에게 핵개발을 하고 있는 이란과의 거래 중단을 요구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바 있다. 이 편지에는 현대차와 이란과의 거래가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줄 것이라는 등 불매운동 가능성을 암시하는 문구를 포함하고 있다.

한편, UANI는 현대차그룹 외에 LG, GS, 대림, 한진해운, 대우인터내셔널 등 국내 10여개 기업을 다음 압력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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